[부산/경남]현대자동차 베이징공장 창립 5주년 현지 르포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6시 25분


《18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시 순이(順義) 구 린허(臨河)공업개발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베이징공장(베이징현대·北京現代). 본관 건물에는 붉은 바탕에 노란 글씨로 ‘경축 현대차 베이징공장 창립 5주년’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건물 앞은 기념사진을 찍거나 전시 차량을 둘러보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이곳은 연간 7만∼8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베이징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눈부신 급성장… 中언론 “스피드 현대”

▽신화 창조한 현대=베이징 시내를 운행 중인 영업용 택시 중 가장 많은 게 현대차다. 베이징 시가 2005년 1월부터 영업용 택시 8만 대 가운데 노후된 6만7000대를 교체하면서 70%(약 4만7000대)를 현대차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가 베이징에 진출한 데 대한 보답이었다.

베이징현대는 설립 두 달 만에 EF쏘나타를 생산하기 시작해 지난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XD) 투싼 등 6개 차종 29만여 대를 생산 판매했다.

현대의 급성장을 두고 중국 언론은 ‘현대 속도(速度)’로 표현하기도 했다.

자본금도 설립 초기 2억1500만 달러에서 현재 7억4200만 달러로 약 3.5배 늘었다.

현대는 또 한 생산라인에서 6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노조 동의 없이는 ‘1라인 1차종’을 바꿀 수 없는 국내 공장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베이징현대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은 26세(평균 근속연수 2.6년)다. 국내 공장 근로자들보다 15세(울산공장은 평균 41세에 평균 근속연수 14.9년) 젊고, 임금은 국내의 6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시간당 생산량(UPH)은 68대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아산공장의 63대보다도 많다.

▽시련과 재도전=베이징현대는 공장 설립 이듬해 5만2000여 대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5만6000∼9만1000대씩 판매량을 늘렸다.

하지만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2만 대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의 판매 급증에 따른 후유증이다.

AC닐슨 등이 올 8월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3대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요타와 혼다의 시장점유율은 6∼7%로 지난해(1%)에 비해 크게 늘었다. 반면 현대는 지난해 6.9%에서 올해 4.4%로 떨어졌다.

중국 과학원 전략연구센터 류하이보(劉海波) 박사는 “현대와 도요타 차가 비슷한 가격이라면 도요타를 선택하겠다는 중국인 응답자가 많았다”며 “현대도 중국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120만 m² 터에 연간 3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제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 완공될 이 공장에서는 아반떼 신모델 등 3, 4종의 신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베이징현대 김태윤 상무는 “베이징 1, 2공장에서 연간 6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중국에 맞는 신차종을 생산하면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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