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선호 업종별 No1]<16>삼성카드

  • 입력 2007년 7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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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삼성을 다 말아먹으려고 그래?”

삼성카드의 전신인 위너스카드가 막 출범한 1988년.

전산 장애가 되풀이돼 카드를 못 쓰는 횟수가 늘어나자 삼성그룹의 한 간부가 삼성카드를 찾아왔다. 당시 삼성카드는 그룹 계열사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카드를 발급했는데 이 간부는 삼성카드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카드를 잘라버렸다.》

삼성카드의 19년 역사는 삼성그룹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완벽함’ 대신 잦은 시행착오와 위기로 점철됐다. 항상 그룹의 눈치를 봐야 했고, 이른바 ‘카드 대란(大亂)’ 때는 그룹의 골칫덩이로 전락해 다른 계열사들에 손을 벌려야 했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이런 시련을 통해 체질을 다졌다. 지난달엔 민간 기업 공모 사상 가장 많은 금액(5조9567억 원)이 몰리는 인기를 과시하며 꿈에도 그리던 증시 상장을 성사시켰다.

1988년 초 코카카드를 인수해 출범한 삼성신용카드는 당초 위너스카드라는 브랜드로 같은 해 12월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해 5월 이건희 그룹 회장과 이승영 대표이사의 면담 후 영업 개시 시기가 9월로 당겨졌다. 직원들은 3개월 동안 밤을 새우다시피하며 시스템을 구축했다. 9월 1일 오전 4시에 첫 번째 카드가 만들어져 이 회장에게 전달됐다.

우여곡절 끝에 카드는 나왔지만 은행계 카드에 비해 수수료가 비싼 데다 카드 발급 시스템은 툭하면 고장을 일으켰다. 고객이 현금서비스를 받으러 객장을 방문하면 1시간 반이 지나야 돈을 내줄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첫해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회원도 없이 가맹점을 모으러 다니다 보니 사기꾼 취급을 당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고급 음식점에 50여 번 찾아가 식탁을 닦아 준 끝에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직원, 비가 오면 영업이 잘된다는 말에 장맛비를 맞으며 돌아다녀 가맹점을 확보한 직원도 있었다.

고객 모집도 쉽지 않았다. 위수복 마케팅전략팀장은 “신용카드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카드 가입을 권유하면 ‘크리스마스도 멀었는데 무슨 카드냐’고 반문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그래도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덤빈 덕택에 첫해 말까지 회원 20만 명과 가맹점 3만5000곳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사자가 나타났다’는 광고로 인지도를 높인 위너스카드는 1995년 삼성카드로 이름을 바꿨다. 고객들의 혼동을 줄이고 그룹의 기업이미지(CI)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련은 그치지 않았다.

1994년에는 편법 대출과 허위 매출 작성 사실이 드러나 6개월간 회사채 발행이 중지됐다. 외환위기 때는 조달금리가 연 30%에 육박했고 정상적으로 입금되는 비율이 70% 이하로 떨어졌지만 새로 개발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가동해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2002년 3월에는 미성년자 등 자격이 미달하는 사람들에게 카드를 발급하고 길거리에서 회원을 모집했다는 이유로 2개월 동안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 사건이 카드 대란의 징조였다.

2003년에는 회원이 100만 명 줄었고 1조3000억 원 적자가 났다. 정부는 대주주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이 부실 책임을 지고 증자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완강히 버티던 삼성 계열사들은 두 차례에 걸쳐 2조7000억 원을 증자했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2002년 이후 그룹 계열사 회의가 있을 때면 삼성카드 임원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곤 했다”고 말했다.

2004년 삼성캐피탈과 합병한 뒤에는 4300명의 직원 중 1000여 명을 내보냈다.

한 직원은 “떠나는 동료들을 보면서 그룹 공채로 입사한 뒤 삼성카드를 택한 것을 후회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경영이 정상화된 삼성카드는 지난해 2719억 원의 흑자를 달성하며 다시 일어섰다.

2003년 이후 동결됐던 임금이 인상됐고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보너스도 4년 만에 나왔다. 올 6월 공모주 청약에는 6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고 삼성카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주가도 함께 올랐다.

삼성카드 직원들은 “창립 때부터 한 해도 위기가 아닌 해가 없었다”고 말한다.

삼성카드가 위기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박세훈 홍보담당 상무는 “삼성카드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라고 요약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어울리는 회사로 도약하고자 했던 집념 덕분에 위기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의 ‘세련됨’에 ‘신뢰’를 더한 마케팅 전략도 삼성카드가 ‘누구나 갖고 싶은 고품격 카드’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안정성을 추구하느라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낮은 조달금리가 강점인 은행계 카드사와의 경쟁에서 상대를 압도할 만한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석렬 사장은 “전문 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들이 생활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 ‘Shallwe’를 아세요

육아에서 유학까지 한자리서

삼성카드의 목표는 ‘글로벌 일류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사가 되는 것이다.

올해 6월 선보인 ‘Shallwe’(shallwe.samsungcard.co.kr)는 이 같은 삼성카드의 비전이 구현된 생활편의 서비스 통합 브랜드다.

이 사이트에서 삼성카드 고객들은 쇼핑, 여행, 웨딩, 유학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옥션, 신세계몰, 인터파크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입점해 할인 및 포인트 구매 기회를 제공한다.

여행센터에서는 온라인으로 항공편을 검색한 뒤 예약할 수 있고, 해외여행 상품과 호텔 숙박 예약도 가능하다. 삼성카드는 앞으로 육아, 의료, 애견 등의 생활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회원 서비스의 폭을 넓히기 위해 미래의 카드 환경과 사회 트렌드를 분석한 뒤 5년마다 단계를 구분해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싱글족 확산, 고령화 등 신용카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을 파악해 삼성카드만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Q&A/이것이 궁금해요

정규직 입사자도 영업?

카드 연체자 취업 불리?

삼성카드 직원의 직급별 연봉과 평균 재직기간
직급연봉평균 재직기간
부장7700만∼8200만 원6년
차장6300만∼6900만 원6년
과장5200만∼5700만 원6년
대리4100만∼4600만 원5년
주임3000만∼3300만 원4년

세전 금액. 조직성과급 및 개인성과급 별도. 자료: 삼성카드

본보는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에 의뢰해 구직자들에게서 ‘삼성카드에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한 삼성카드 측의 답변을 소개한다.

Q. 정규직으로 입사해도 영업을 해야 하나.

A. 아니다. 영업직군 직원은 현장에서 모집인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을 뿐 직접 영업을 하지는 않는다.

Q. 직원 중 여성 비율은….

A. 전체 직원 중 41%가 여성이다. 여성 신입사원 비율은 2006년 46%, 2007년 44%로 삼성의 다른 금융 계열사보다 10∼15%포인트 높다.

Q. 평균 근속 연수와 직급별 퇴직률은….

A. 평균 근속 연수는 9년이며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퇴직률은 3.6%다.

Q. 성과급 체계는….

A. 개인별로 지급되는 생산성격려금(PI)과 회사가 이익을 내면 받는 초과이익분배금(PS)이 있다. PI는 월 기본급의 최대 150%이며 1년에 두 번, 상반기와 하반기에 받는다. PS는 회사의 수익이 목표를 넘으면 초과분의 20%를 직원에게 나눠주는 제도다. 연봉의 최대 50%까지 나오는데 지난해 4년 만에 지급됐다. 영업직군은 이와 별도로 최대 월 60만 원까지 영업 인센티브를 받는다.

Q. 정규직 사원도 카드 회원을 유치하면 수당을 받나.

A. 카드 모집인의 절반 정도인 2만∼3만 원(건당)을 지급한다.

Q. 입사에서 학점과 영어 실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A. 학점이 3.0 이상이고 토익 성적이 620점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학점과 토익 성적은 지원 자격을 판단하는 자료로만 사용되며 채용 과정에서 별도의 가중치는 부여되지 않는다.

Q. 신용카드 연체 기록이 있으면 취업에 불리한가. 삼성카드 우량고객이면 유리한가.

A. 둘 다 상관없다.

Q. 우대받는 자격증이 있나.

A. 한자 자격증이 있거나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이면 약간 가점을 받는다. 금융 관련 자격증은 가점을 받지는 않지만 입사 후 부서 배치할 때 고려 대상이 된다.

Q. 올해 채용 계획과 절차는….

A. 9월에 채용 공고를 내고 10월에 면접을 거쳐 6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서류전형에서 기본 자격만 충족되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의 응시 기회를 준다. SSAT로 모집인원의 2∼3배를 선발한 뒤 면접전형을 치른다. 면접전형은 임원 면접, 프레젠테이션, 토론, 영어회화의 4단계로 이뤄진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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