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그룹 창립 50주년 “이젠 나눔의 경영으로”

  • 입력 2007년 7월 2일 03시 02분


코멘트
올해 10월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보령제약그룹이 사회복지법인 ‘보령재단’(가칭)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다.

또 내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을 앞두고 노인층을 대상으로 병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김승호(75·사진)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린 회고록 ‘기회는 기다리지 않는다’의 대만판 출판기념회에 앞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 10월에 반세기간의 사업을 매듭짓는 차원에서 사재를 출연해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인 보령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물이 계속 솟는 우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령재단은 건강의료 복지사업, 보육원 등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 지원, 학술시상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사회복지법인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노인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별도 법인 설립도 구상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치매 등을 앓고 있는 노인의 수발 비용을 지원해 주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문 인력을 확보해 체계적인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또 “노인복지의 공익성을 살리면서 사회복지법인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업으로 얻은 수익이 배당 등의 형태로 법인의 지분을 보유한 보령재단으로 흘러 들어가 사회공헌 활동에 쓰이는 식이다.

이와 함께 “창업주의 자녀라도 경영 능력이 없으면 지주회사의 지분만 보유하고 경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장기적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형태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그룹은 보령제약 보령메디앙스 등 7개 회사로 구성돼 있다. 현재 비상장회사인 ㈜보령이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장녀 김은선(49) 보령제약그룹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에 가깝다”며 합격점을 줬다. 하지만 “창업자는 죽기 전까지는 사표를 낼 수 없는 무한 책임을 가진다”며 당장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 대상 기업도 물색하고 있다”며 “대만 제약사와 함께 현지에 겔포스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0년 대만 수출을 시작한 겔포스는 대만 제산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의 회고록은 2000년 12월 국내에서 처음 발간됐다. 2005년 중국어판에 이어 올해 대만판이 출간됐으며 조만간 일본어판도 출간될 예정이다.

타이베이=박용 기자 par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