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 “재평가된 증시 하반기도 파란 불”

  • 입력 2007년 6월 28일 03시 01분


코멘트
《“올해 상반기(1∼6월)는 저평가됐던 한국 증시가 재평가된 시기였다. 하반기(7∼12월)에는 증권, 조선업종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상반기 증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 증시는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영향과 더불어 △기업 실적 개선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자금 유입 등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건강한 조정기’를 거친 뒤 수출 호조세와 내수경기 회복에 힘입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

○ 상반기 20% 상승률, 지수1800넘기도

올해 초 1,435.26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27일 1,733.10으로 거래를 마쳐 20.8%의 상승률을 보였다. 18일에는 1,806.88로 마감돼 잠시 1,800 선을 넘었다.

신영증권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으로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고점’인 12를 넘었다”며 “세계 증시 평균(PER=15)보다 낮게 평가된 한국 증시에 대해 본격적인 재평가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권기형 브릿지증권 리서치팀장은 “외국인이 증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기관과 개인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특히 기관은 중소형주 중심으로 매매해 외국인이나 개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 “증권 조선 유망, 자동차 IT 살아날 수도”

하반기에도 세계 경기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연말 코스피지수는 1,900 선 안팎까지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최대 2,100까지 내다보는 곳도 있었다.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익이 2분기(4∼6월)에 바닥을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금리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는 경제 회복에 따른 현상이기 때문에 완만하게 인상되면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증시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거나 글로벌 긴축 상황이 지속되고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3분기(7∼9월)에는 올해 1분기(1∼3월)처럼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도 “주가 과열에 대한 부담과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 등으로 7월과 연말경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는 증권, 조선, 기계, 보험 등이 꼽혔다. 상반기에 주춤했던 자동차, IT 업종이 하반기에 되살아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신흥시장 성장 수혜주인 효성과 현대중공업,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한국타이어, 제2금융권으로의 자금 이동에 따라 키움증권, 삼성화재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신흥시장 관련주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엔화 약세 등으로 자동차, IT 주가 소외됐지만, 중국 정부가 긴축조치를 통해 경제 성장 속도 조절에 성공하면 이와 반대 현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5년 만에 돌아온 ‘개미의 힘’ 상승장 이끌었다▼

개인투자자 연도별 매매 추이
올해는 20일 현재, 마이너스(-)는 순매도.
연도순매입(억 원)
2003―5조8770
2004―6조6127
2005―8조768
2006―3조642
20071조8623
자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5년 만에 강한 매수세를 펼쳐 보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27일 ‘개인 투자자 매매행태 변화 분석’ 결과, 개인들은 올해 들어 20일까지 모두 1조8623억 원을 순매입(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했다고 밝혔다.

2003년부터 4년 연속 매도세를 펼치며 증시를 이탈했던 개미들이 5년 만에 주식시장에 복귀한 것이다.

특히 5월 이후에만 1조5880억 원을 순매입하며 상승장 주도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전체 거래에서 개인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 지난해 40%대에 머물던 코스피시장 개인 거래비중이 이달 들어 최고 61.3%까지 올라갔다.

개인들의 증시 영향력도 커졌다. 5월 이후 개인들의 매매 방향과 지수 등락이 일치한 빈도는 55.9%로 기관(50.0%)이나 외국인(44.1%)보다 높았다.

한편 올해 순매입 상위 10개 종목 평균 주가상승률에서 개인은 46.7%의 성적으로 기관투자가(54.5%)에 못지않은 투자 실력을 보여 줬다. 이에 반해 외국인들은 25.8%의 상승률을 보였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