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시멘트 업계 충돌… 건설현장 먹구름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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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제품의 가격 인상을 놓고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시멘트 업계 및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는 지난주부터 수도권 사업장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진기업, 삼표 등 대형 레미콘 업체에 시멘트 공급을 중단했다. 쌍용양회는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추진했으나 대형 레미콘 업체들이 인상된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아 부득이하게 시멘트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동양시멘트 관계자는 “최근 공급 물량이 부족해 가격 인상을 받아

들이지 않는 회사부터 물량 배정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신양회 등 다른 일부 업체도 대금 지급을 미룬 업체들에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제품을 미리 공급한 뒤 몇 달째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에 더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일 뿐 가격 인상에 따른 압력 조치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들어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4만7000∼4만8000원에서 5만5000∼5만6000원으로 8000원가량 올렸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 제조의 연료가 되는 유연탄 수입 가격이 올라 제조 원가가 상승한 데다 물류비 등도 인상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그동안 대형 레미콘 업체를 중심으로 한 레미콘 업계의 반발로 올린 가격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쌍용양회와 동양메이저가 각각 169억 원과 52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시멘트 업계는 만성 적자에 시달려 왔다.

이에 대해 레미콘 업계는 “유연탄 가격 인상폭을 감안하더라도 한꺼번에 8000원을 인상하는 것은 무리”라며 “아무리 높여 잡아도 t당 6000원 이상의 가격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국내 레미콘 업체의 98% 이상이 중소기업인 데다 건설업체의 반발을 고려할 때 시멘트 가격 인상분을 곧바로 레미콘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레미콘 업계의 주장이다. 자칫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이 급하게 거래처를 바꾸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건설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격 인상 문제를 두고 양측이 타협점을 찾는 데 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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