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걸 세입위원장 ＂FTA 미흡하면 수정 요구할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 의회 비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찰스 랭걸 미 하원세입위원장(민주당)이 FTA 합의안 중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의회가 이를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한국 전쟁 참전용사로 의회 친한(親韓)파 의원들의 모임인 '코리안 코커스'공동의장이기도 한 랭걸 의원은 6일 뉴욕 플러싱에서 한인교포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자서전 '그때 이후 더 나쁜 날은 없었다' 사인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이 밝혔다.

랭걸 위원장은 "아직 최종안을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에 견해를 밝힐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의회는 협상 권한을 대통령에게 줬고 의회는 (합의 내용을) 수정할 수도,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미 FTA 협상은 의회가 대통령에 부여한 신속협상 권한이 만료되기 직전에 타결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의회는 정부간 합의에 찬성 또는 반대만 밝힐 수 있을 뿐 수정을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 의회는 지난해 정부간에 합의가 이뤄진 페루와 콜롬비아와의 FTA에 대해서도 현지 노동법 강화 등 수정을 요구하면서 비준을 미뤄오고 있다.

랭걸 위원장은 "우리는 자동차 관련 조항에 대해 우려해왔으며 결국 의회가 한미 FTA안을 수용할지, 거부할지는 이 조항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 하원에서는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가 한미FTA를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랭걸 위원장은 미 의회에 상정돼 있는 위안부 결의안을 지지하며 결의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