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惡!” 소리나네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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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뒤숭숭하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정유업계의 국방부 군납 유류품 가격담합에 대해 국방부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판결이 23일로 다가온 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4년째 끌어온 정유업계의 가격담합 혐의조사에 대한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곧 발표를 앞둔 주요 업체의 지난해 실적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과징금 냈는데 손해 배상까지?…군납소송 판결에 촉각

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인천정유 등 5대 정유업체는 2001년 국방부가 제기한 민사소송의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1심 판결이 내려진다.

국방부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동안 정유업체들이 국방부 납품 유류 입찰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다는 2001년 공정위 발표와 관련해 같은 해 이들 업체를 상대로 1584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공정위는 이 건으로 정유업체들에 190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이후 690억 원을 경감해 줬다. 이후 일부 정유업체는 과징금 경감을 위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정유업체들은 한국개발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국방부의 피해 금액이 302억 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국방부의 의뢰를 받은 서울대 기업경쟁력연구센터는 손해액을 1140억 원으로 감정해 재판부가 어떤 감정 결과를 채택할지 관심을 끈다.

○ 가격담합도 곧 발표 “부당한 과징금이면 소송할 것”

공정위가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정유업계의 석유류 가격담합 조사도 초미의 관심사다.

2004년 8월부터 진행된 조사에서 공정위는 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가격담합을 해 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권오승 공정위원장은 지난해 말 “정유업체들의 가격담합과 관련해 증거를 찾았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조만간 이에 대한 심사보고서 작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사 결과 발표는 당초 지난해 말로 예상됐으나 연기된 점으로 미뤄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늦어도 상반기에는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행정 소송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정유업계의 실적도 전년보다 다소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각 기업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SK㈜가 23일 기업설명회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이 공시 형태로 실적을 발표한다.

SK㈜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2005년의 1조2000여억 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도 2005년의 8470여억 원에 못 미칠 것으로 전해졌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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