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등반능력 ‘짱’ 4륜구동 오르막길 “씽씽”

  • 입력 200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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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A6 4.2 콰트로’ 모델로 경사 37.5도, 길이 47m의 스키점프대를 오르는 시범을 보이며 4륜구동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아우디의 스키점프대 등반은 스노타이어로도 불가능해 6mm 길이의 강철 스파이크가 박힌 스터드(Stud)타이어를 사용했다.사진 제공 아우디
아우디는 ‘A6 4.2 콰트로’ 모델로 경사 37.5도, 길이 47m의 스키점프대를 오르는 시범을 보이며 4륜구동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아우디의 스키점프대 등반은 스노타이어로도 불가능해 6mm 길이의 강철 스파이크가 박힌 스터드(Stud)타이어를 사용했다.사진 제공 아우디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는 도심 주행뿐만 아니라 눈길과 산악지형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는 도심 주행뿐만 아니라 눈길과 산악지형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겨울의 강자(强者) 4륜구동.’

일반적으로 4륜구동 자동차의 빙판길 주행능력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사실일까, 사실이라면 2륜구동(전륜 혹은 후륜) 자동차에 비해 얼마나 차이가 날까.

수년에 걸쳐 4륜구동과 2륜구동 자동차 여러 대를 눈길에서 테스트한 결과를 정리해 봤다.

테스트에 사용된 자동차들은 ▽4륜구동 △아우디 ‘A6 3.0 콰트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기아자동차 ‘쏘렌토’ ▽후륜구동 △BMW ‘M5’ △메르세데스-벤츠 ‘S500’ ▽전륜구동 △현대자동차 ‘쏘나타’ △폴크스바겐 ‘골프’ 등 모두 7대.

○ 4륜구동 탁월하지만 과신은 금물

4륜구동은 엔진의 힘이 4바퀴에 고르게 전달돼 등반능력과 추진력이 좋다.

눈이 내린 직후 A6를 몰고 서울 시내로 나섰다. 다른 차들은 신호대기에서 출발 때 바퀴가 헛돌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4륜구동인 A6는 거의 미끄러짐 없이 출발이 가능했고 웬만한 오르막길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제법 높은 오르막길에서는 한계를 드러내며 멈춰버렸다. 이유는 타이어였다. 고속주행을 염두에 둔 고성능타이어(UHP)가 장착됐기 때문이다.

UHP타이어는 마른 노면에서는 일반 4계절용 타이어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이지만 눈길에서는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미끄럽다.

반면 같은 4륜구동이지만 4계절용 타이어가 장착된 레인지로버로와 쏘렌토는 비슷한 오르막길을 오를 수 있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리막길과 브레이크를 잡고 감속을 할 때는 4륜구동도 2륜구동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성능을 과신하고 달리다가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아우디코리아 기술교육담당 최원석 과장은 “전문 산악인도 운동화를 신고는 빙벽을 오를 수 없는 것처럼 4륜구동도 겨울에는 가능하면 스노타이어로 바꿔줘야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눈길이 힘든 전륜구동, 재앙인 후륜구동

후륜구동인 M5와 S500을 타고 눈이 내린 강원도과 경기도 산길을 각각 달려봤다. 처음에는 도로의 노면이 말라있었지만 목적지로 가던 중 갑자기 폭설이 내린 것. 그다지 높지도 않은 오르막길인 데도 운행이 불가능했다. 뒷바퀴가 헛돌며 차는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미끄럼을 방지하는 첨단안전장치도 장착돼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택시를 탔다. 전륜구동 쏘나타였는데 바퀴가 많이 헛돌며 불안하기는 했지만 올라갈 수는 있었다. 전륜구동 방식의 골프 역시 힘겹기는 하지만 같은 길을 올랐다.

그러나 좀 더 경사가 높은 길을 만나자 스노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던 쏘나타 택시는 곡예에 가까운 운전으로 목적지인 강원랜드 호텔에 도착했지만 사계절용 타이어가 들어간 골프는 더는 등반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후륜구동 승용차를 주로 만드는 벤츠와 BMW는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을 위해 일부 승용차종에 4륜구동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4륜구동은 2륜구동에 비해 악조건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동력 손실이 발생해 연료소비효율이 약간 떨어지고, 구동계통이 복잡해 고장의 확률과 정비 비용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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