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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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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적기 지나… 손실 더 클 가능성
해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배당 투자 얘기가 무르익는다. 물론 이때는 배당 투자의 최적기가 훨씬 지난 시점. 배당과 시세차익을 모두 노릴 수 있는 시기는 여름철로 이때는 배당 메리트가 부각되지 않아 주가도 낮게 형성돼 있다.
배당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보통 3분기(7∼9월) 막바지부터다.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의 예상실적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 때문에 투자 대상을 고르기가 수월해진다.
이렇게 가을부터 배당 투자 열기로 상승세를 탄 배당주 가격은 12월 초부터 하향곡선을 그린다.
2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2년 말∼2006년 초 거래소시장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것) 상위 30개 종목의 평균 주가는 12월 초에 연중 최고치로 올랐다가 1월 중순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배당 우량주 주가가 매년 1월 중순에 상승세로 돌아서 상반기(1∼6월) 내내 꾸준하게 올랐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연말 연초에 시장 평균 아래로 떨어진 배당주 가격이 제자리를 찾는 시기를 노리는 것이 역배당 투자”라며 “대체로 상승장에서는 시장 평균보다 더 오르고, 하락장에서는 코스피지수보다 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 최보근 연구원도 “현 시점에서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대형 우량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1.62%에 불과하다”며 때늦은 배당 투자에서 얻을 게 별로 없다고 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코스피200지수 내 배당수익률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3∼4%에 그친 반면 12월과 그 다음 해 1월 주가는 배당수익률 이상 떨어져 손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지난해 이들 20개 종목의 배당수익률은 4.7%였지만 주가는 12월, 1월에 각각 평균 12%, 3% 하락했다.
○1분기 가격 떨어진 우량 배당주 매입을
더구나 올해는 최근 4년과는 달리 배당 관련주 주가가 연말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 부담으로 대형 수출주가 부진한 가운데 고배당주가 많은 내수주에 투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을 따져 보면 단기 배당 투자의 메리트가 더욱 줄어든 셈이다.
김학균 연구원은 “당장 눈앞의 배당이 아깝게 느껴지더라도 꾹 참고 기다렸다가 내년 1분기에 가격이 떨어진 우량 배당주를 사들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문주현 연구원은 배당 관련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주식워런트증권(ELW)을 대안으로 권했다. 배당종목 주가의 전형적인 패턴을 볼 때, 주가 상승 때 수익을 얻는 콜 워런트와 함께 주가가 내리면 수익이 나는 풋 워런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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