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세난에 시달릴 바엔…” 실수요자 ‘강북 러시’

  • 입력 2006년 12월 14일 03시 04분


‘11·15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 됐지만 서울 강북권의 집값 오름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의 매수 문의는 많은데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간간이 나오는 매물도 집주인이 지나치게 높은 값에 내놓아 ‘그림의 떡’일 때가 많다. 집값 상승률이 크게 둔화된 서울 강남권이나 수도권 신도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 일주일 새 1000만 원 껑충

서울 강북권 아파트 가운데 일주일에 1000만 원씩 오르는 단지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노원구 중계동 경남아파트 27평형은 10월 27일 1억9500만 원에서 11월 10일 2억1500만 원→11월 24일 2억3500만 원→12월 8일 2억5000만 원으로 보름 사이에 1500만∼2000만 원씩 올랐다.

같은 동 중계그린 26평형도 지난달 10일 1억4250만 원에서 이달 8일 1억6750만 원으로 한 달 새 2500만 원 뛰었다.

이 지역 중개업소인 부동산플러스그린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중계그린, 무지개아파트 등은 평형별로 매물이 1, 2개 정도가 고작”이라며 “매수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실수요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중랑구 면목동 드림공인의 문수배 사장은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가 많다”며 “얼마 전 면목현대 29평이 한 달 전보다 2000만∼3000만 원 오른 2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 강남 집값에도 영향 미칠까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값은 11·15대책 이후 빠른 속도로 안정됐다. 지난주 이들 강남 3개구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0.08∼0.3%대에 머물렀다. 강동구는 0.34% 내려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도봉(1.40%) 노원(0.95%) 강북(0.89%) 중랑(0.75%) 성북구(0.70%) 등 서울 강북권 아파트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내년 봄 다시 전세난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 실수요자들이 미리 서울 강북 지역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반면 집주인들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집값을 보상받기 위해 호가(呼價)를 계속 높이고 있어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강북 지역의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 안정세를 보이는 강남권 매매가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북 집주인들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 ‘강남 진입비용’이 낮아져 강남 이주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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