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0만원 차이에 인생 걸지 마세요”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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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 LG상사에서 독립하는 LG패션의 구본걸 부사장. 사진 제공 LG패션
다음 달 1일 LG상사에서 독립하는 LG패션의 구본걸 부사장. 사진 제공 LG패션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마테오홀(강당).

LG상사 패션부문(LG패션)이 취업설명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을 위해 브레이크댄스, 새내기 직장인 패션쇼 등 이채로운 이벤트를 열었다.

○ 브레이크댄스 패션쇼… 튀는 취업설명회

이날 설명회에는 다음 달 1일 LG상사에서 정식으로 독립하는 LG패션(가칭)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구본걸(49) LG패션 부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구 부사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故) 구자승 씨의 맏아들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현재 LG상사 지분 9.0%를 지닌 대주주로 LG상사에서 패션부문장을 맡고 있다.

강당 좌석은 물론 복도에까지 빼곡히 들어서서 귀를 쫑긋 세우던 취업 지망생들은 “LG패션의 신규 브랜드는 언제쯤 나오느냐”, “패션 말고 어떤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는가”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구 부사장은 “20여 년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선배로서 LG패션을 소개하기보다 직업 선택의 기준에 대해 조언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가 밝힌 직업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은 ‘산업의 미래 전망’.

“1960년대 일본 도쿄(東京)대 우수 졸업생의 상당수가 당시 최고 호황을 누리던 탄광회사에 취업했어요. 하지만 1990년대 이들 회사는 다 망했죠. 현재보다 20년 뒤에 유망한 산업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세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1955년 45년에서 2005년엔 15년으로 짧아졌어요.”

○ 입사 초 3∼5년이 사회생활의 밑천

두 번째 기준은 유망 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많이 가진 회사를 찾으라는 것.

“앞으로 아파트도, 음식도 어떤 브랜드로 포장하느냐가 가치를 결정할 겁니다. 브랜드의 힘은 점점 더 커지고 브랜드를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해집니다. 우리는 현재 4개인 1000억 원 이상 브랜드를 의류 등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키워 나가겠습니다. 수년 내에 회사명에서 ‘패션’도 사라질 것 같아요.”

회사가 자신을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로 키워 줄 수 있는지, 또 기여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해 주는지를 따져 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직장을 선택할 때 연봉 300만∼500만 원 차이에 흔들리지 마세요. 제대로 역량을 갖췄을 때 받게 될 연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입사 초기 3∼5년간 어떤 일을 경험하고 배웠느냐가 평생 사회생활의 밑천이 됩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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