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입찰가 유출 ‘누가… 왜…’

  • 입력 2006년 6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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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전이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에 휘말리며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이 가장 많은 6조6000억 원의 인수 가격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유출되자 대우건설 노동조합과 다른 인수 희망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인수 가격은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원칙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전까지는 공개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 인수 가격 누가 유출했을까

대우건설 최대 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은 당초 예상치 5조 원보다 1조6000억 원이 많은 6조6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로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한 프라임그룹 컨소시엄보다 6000억∼7000억 원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차이라면 큰 이변이 없는 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산관리공사 측도 “정확한 금액을 확인해 줄 수 없지만 15일 알려진 대로라면 금호아시아나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건설회사 보유 여부와 과거 인수합병 경력 등을 점검하는 비가격평가에서도 금호아시아나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문제는 2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각 컨소시엄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어떻게 인수 가격이 유출됐느냐는 것.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자산관리공사, 매각 주간사회사인 삼성증권-시티글로벌마켓증권 등은 한결같이 유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어디서 유출됐든 자산관리공사는 관리 소홀에 따른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대우건설 노조, 매각 저지 불사

인수전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자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여당, 자산관리공사 등이 노골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원하고 있다”며 매각 저지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선언했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공개되지 말아야 할 인수 가격이 흘러나오고 있는 만큼 자산관리공사는 인수전에 뛰어든 컨소시엄이 협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시킬 정도의 벌칙을 부과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대우증권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에 1500억 원을 투자한 점 △정부가 출자총액제한 적용 예외를 두기로 한 점 △자산관리공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유리하게 비가격 평가 항목을 수정한 점 등을 밀어주기 근거로 들고 있다.

노조는 프라임그룹 컨소시엄을 밀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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