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씨 “우리銀 고위관계자에 대출 부탁”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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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브로커 김재록(金在錄·46·사진)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이 업체에서 대출 알선 청탁을 받은 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에게 대출을 부탁했다고 2일 법정에서 진술했다.

부실기업 인수 및 금융기관 대출 알선 청탁과 함께 업체 3곳에서 14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문용선·文容宣)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경기 부천시 쇼핑몰 업체 T사 대표에게서 은행 대출을 성사시켜 달라는 제안을 받고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에게 ‘잘 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에게 대출을 부탁한 T사는 지난해 6월 우리은행에서 325억 원을 대출받은 뒤 김 씨에게 대출 사례비 명목으로 2억 원을 건넨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김 씨는 검찰이 “‘은행 여신심사위에서 긍정적 검토를 마친 상황인데 부행장을 중심으로 심사가 위축돼 있으니 투자은행사업단장과 부행장에게 문의해 검토해 달라’는 내용이 e메일에 포함돼 있느냐”고 신문하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김 씨는 공판에서 이 고위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당시 우리은행 최고위 관계자는 황영기(黃永基) 현 우리은행장이었다.

김 씨는 또 “업체에서 받은 14억5000만 원은 경영자문 수수료이지 사례비가 아니다”며 “검찰의 기소 내용이 사실(관계)은 맞지만 정황이나 과정은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의 진술에 대해 황 행장은 “김 씨에게서 대출 부탁 전화를 받은 기억이 없다”며 “문제의 대출 건과 관련해 (내가) 관련 부서에 어떤 지시도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16일 오전 10시.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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