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회장 사전영장]현대차그룹 임직원들 ‘망연자실’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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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몽구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발표하자 현대차그룹은 충격에 빠졌다.

최악의 상황으로 간주해 온 ‘총수 부재(不在)’가 눈앞에 다가오자 임직원들은 한동안 망연자실하는 분위기였다. 울산공장 직원들도 삼삼오오 모여 회사의 앞날을 걱정하는 등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한 임원은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도 정상 출근해 경영 현황에 대해 보고받았다. 김동진 총괄부회장 등 다른 경영진들은 아침 일찍부터 대책회의를 열었다.

검찰에 선처를 요구해 온 재계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경제 5단체와 협력업체까지 선처를 요구했는데 영장이 청구된 것은 매우 안타깝다”며 “현대차 노사가 합심해 난국을 헤쳐 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현대차가 진솔하게 과거를 반성하고 투명경영을 약속한 만큼 국가경제 회생 차원에서 선처의 길이 열리기 바란다”고 했다.

울산상의 이두철(李斗哲) 회장은 “울산 지역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며 거듭 선처를 요청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국가 기본질서를 뒤흔든 강정구 교수는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까지 발동하며 불구속 수사하더니 도주 우려가 없는 정 회장을 구속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의 반응은 엇갈렸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검찰이 정 회장 구속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반면 참여연대는 “검찰이 종래의 잘못된 수사 관행에서 벗어나 엄정하게 법을 집행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독일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차에 대한 수사를 우려하는 서신을 현대차에 보내 왔다. FIFA는 재정본부장 명의의 서신에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현대차의 전폭적 지원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수사로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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