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현대차 그룹…임원들 전원 비상대기 돌입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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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24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하루 종일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였다. 예정됐던 국내외 기업설명회(IR)는 물론 해외 공장 착공식 등 각종 사업 일정을 잇달아 취소해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 주었다.

현대차는 회사 사정으로 이달과 다음 달로 예정된 국내외 IR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초 현대차는 27일 국내 IR를 열고 다음 달 중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해외 IR를 열 예정이었다.

기아차도 28일 개최하기로 한 국내 IR와 다음 달 실시할 해외 IR를 모두 취소했다. 현대제철 역시 26일로 예정됐던 국내 IR를 열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총수의 검찰 소환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미래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로 예정됐던 체코 공장 착공식도 연기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체코 정부와 노세비체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건립해 2008년부터 가동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기아차도 27일로 예정됐던 미국 조지아 공장 기공식을 한 차례 연기한 후 다시 무기 연기하는 등 그룹 경영 차질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은 TV로 정 회장이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면서 향후 파장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룹 임원들은 전원 ‘비상 대기’에 들어가 업무를 챙겼으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였다.

재계도 서열 2위 그룹 총수의 검찰 출두라는 충격적인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현대차그룹의 경영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주 안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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