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32곳에 매출 2조… 인수땐 할인점 상위권 도약

  • 입력 2006년 3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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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계 할인점 한국까르푸의 새 주인 찾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까르푸의 홍보대행사인 ‘사람과 이미지’는 20일 “까르푸 측은 매각방법과 절차, 직원 고용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늦어도 이달 말까지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까르푸 매각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발표 시점이 이르면 이번 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인수합병(M&A)은 성사 단계에 공식 발표되는 관례에 비춰볼 때 까르푸 매각 협상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각 초읽기에 들어간 듯

까르푸는 최근 법무법인 ‘김&장’을 통해 까르푸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롯데그룹,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신세계이마트, CJ 등이 각각 별도의 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 상장으로 4조3000억 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롯데그룹과 국내 할인점 2위 업체인 삼성테스코가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까르푸 측은 그동안 영업실적이 부진한 일부 매장만 매각한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한 업체 관계자는 “32개 전체 매장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 대상자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매각금액은 1조8000억 원 안팎

까르푸 매각의 조기 성사 여부는 인수금액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까르푸는 매각대금으로 1조8000억 원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와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연구위원은 “이는 국내 대형 할인점 1개 점포당 투자비(약 600억 원)를 감안해 산정한 금액으로 적절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까르푸는 지난달 문을 연 경기 수원 병점점을 포함해 모두 32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들은 “1조8000억 원은 까르푸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금액인 만큼 현장 실사를 통해 가격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하상민 연구원은 “까르푸의 자산규모(약 1조6000억 원·2004년 말)와 수익성(영업이익률 1.6%), 매출규모(약 2조 원·2005년 말) 등을 감안할 때 인수금액 1조5000억 원 이상은 인수하는 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다른 분석을 했다.

한편 까르푸 노조(위원장 김경욱)는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는데도 회사 측은 고용안정대책을 수립해달라는 직원들의 요구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내달 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당기고, 매각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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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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