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백화점 식품관 확 변했네… 식도락 별천지로

  • 입력 2005년 8월 29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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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식품관 올리브유 전문매장
현대백화점 식품관 올리브유 전문매장
백화점 식품관이 단순한 식재료 판매 장소를 넘어 새로운 식(食)문화를 선보이는 장소로 바뀌고 있다. 백화점 식품관을 한 바퀴 돌아보면 식도락 기행을 한 기분이 들 정도다.

식재료 부문에서는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유기농 식품과 고급 농산물이 많아지고 있다.

19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내 식품관이 오픈한 것을 끝으로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 식품관의 재단장이 마무리됐다. 백화점 식품관은 전통적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한 곳이 번듯하게 재단장하면 다른 백화점도 따라가기 마련이다.

○ 그대로 가져가 먹는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중구 충무로 본점 신관 지하 1층 식품 매장. 다양한 색깔의 야채가 예쁘게 담겨 있고 해산물과 각종 야채가 소스와 함께 담겨 있는 투명 용기들이 즐비하다.

최근 백화점들은 테이크아웃 음식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집에 가서 별도로 조리하지 않아도 되거나 간단히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도심에 있는 백화점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 도심에서 생활하는 주말부부나 젊은 층을 겨낭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식품관의 식재료 비중을 줄이고 반(半)조리 혹은 완전 조리 상태의 상품 비중을 예전보다 50% 이상 높였다. 올해 2월 재단장을 마치고 문을 연 롯데백화점 식품 매장에도 테이크아웃 음식이 즐비하다. 테이크아웃 매장은 기존 260평에서 590평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고급 호텔요리는 물론 조선시대 궁중요리까지 다양하다.

샐러드 전문 테이크아웃 매장인 ‘까르파쵸’와 벨기에 초콜릿 매장인 ‘비타메르’, 몽골음식 매장인 ‘몽고스칸 그릴’ 등이 대표적인 곳.

특히 ‘몽고스칸 그릴’에서는 먹고 싶은 만큼 야채와 고기, 국수를 담아 주면 대형 철판에서 즉석으로 볶아 주기 때문에 ‘보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다.

○ 늘어난 유기농산물… 생산지까지 직접 관리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백화점의 친환경·유기농 농산물의 관리는 더 강화되는 추세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식품관을 새로 단장하면서 유기농 및 친환경 농산물만 판매하는 ‘후레쉬 고메’ 매장을 열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전국의 우수 농가와 재배 계약을 맺은 뒤 여기서 나온 농산물을 판매한다. 전국 우수 농가에서 재배된 채소와 버섯, 토마토, 감귤, 포도 등 140여 가지 친환경·유기농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1월 업계 최초로 압구정 본점 식품관에 유기농 하우스를 마련해 인기를 끌었다. 유기농 상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금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신촌점, 목동점, 천호점에서도 유기농 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식품관 안에도 ‘푸룸’이라는 유기농 매장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청과와 야채, 곡물, 수입 유기농 가공식품 등 370개 품목을 한곳에 모아 유기농 식품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 이국적인 맛과 멋

롯데백화점에는 국내 최초의 올리브 전문 매장인 ‘올리비에 앤 코’가 있다. 모든 올리브 제품에 원산지와 생산자, 올리브 품종을 자세하게 표시해 뒀다. 식품뿐만 아니라 올리브 관련 화장품도 진열해 둬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매장 한 곳에는 각국에서 온 향신료가 가득하다. 마른 월계수 잎까지 병에 담겨 진열돼 있다. 샐러드에 뿌려 먹는 각종 드레싱은 물론 일본에서 들여온 장류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유기농 향신료 조미료 코너도 별도로 있다.

각 백화점의 테이크아웃 음식 매장들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는 데 한몫 한다. 일본과 베트남, 중국, 이탈리아, 태국 음식 등이 대표적이다.

○ 전문매장들도 한자리

백화점 매장에 전문점이 들어서는 것도 새로운 추세. 신세계백화점에는 세계 10여 개국 1000여 종류의 와인을 판매하는 매장이 들어섰다. 샴페인도 세분화해 50여 종이나 갖췄고 1960∼80년대 ‘올드 빈티지 와인’만 모은 코너도 별도로 마련해 와인 애호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치즈 전문 매장과 햄 전문 매장을 비롯해 물과 소금 전문 매장까지 갖췄다. 물 전문 매장에는 세계 70여 종의 생수를 팔고 있고, 소금 매장에는 프랑스산 최고급 소금 등 50여 종이 판매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기존 와인전문점 ‘에노테카’와는 별도로 와인의 대중화를 겨낭해 ‘비노 494 고메’라는 직영 와인 매장을 최근 새로 열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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