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새 시장찾아 해외로… 세계로…

  • 입력 2005년 6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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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세계 철강업계에는 ‘공룡’이 탄생했다.

네덜란드계 철강회사 미탈스틸(전 LNM홀딩스)이 미국 철강회사 인터내셔널스틸그룹(ISG)을 인수합병(M&A)하면서 연간 생산량 6300만 t의 초대형 회사로 거듭난 것.

종전 세계 철강업계 1위였던 룩셈부르크 아르셀로의 지난해 생산량은 4690만 t이다.

세계 철강업계가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생산량이 많을수록 시장 장악력이 커지고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

이에 맞춰 포스코 등 한국 철강업계도 글로벌화와 규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세계 철강업계의 M&A 바람

선두를 미탈스틸에 내줬지만 아르셀로도 미탈스틸처럼 M&A로 몸집을 키웠다. 2002년 룩셈부르크 프랑스 스페인 등의 유럽 철강회사들이 합병했다.

2002년 일본에서도 NKK(전 일본강관)와 가와사키제철이 합쳐 JFE스틸이라는 거대 철강회사가 등장했다. 지난해 생산량 3113만 t인 JFE스틸은 생산량 3141만 t의 신일본제철과 함께 일본 철강업계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신일본제철과 JFE스틸의 작년 철강 생산량은 각각 세계 3위와 4위.

이렇게 되자 2001년 세계 철강 생산량 1위였던 포스코는 지난해 5위로 내려앉았다. 포스코의 지난해 생산량은 3105만 t.

○ 포스코, “해외에서 활로 뚫는다”

외국 철강업체들의 M&A 흐름에 맞서기 위해 한국 철강산업의 선두주자인 포스코도 적극적인 해외투자로 반격에 나섰다.

포스코는 22일 인도 오리사 주 정부와 연간 생산량 1200만 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 제철소에는 국내 업체의 해외투자 사상 최대 규모이자 인도에 투자하는 외국투자 가운데서도 가장 큰 금액인 120억 달러(약 12조 원)가 투자된다. 인도에 눈길을 돌린 것은 철광석이 풍부하고 잠재 수요가 크기 때문.

또 중국 현지법인의 생산설비를 늘리고 호주의 석탄광산 2곳의 지분을 각각 5%씩 인수해 안정적으로 제철용 석탄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석탄을 함께 보유한 브라질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동국제강과 현대차그룹도 가세

포스코 외의 다른 국내 기업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CVRD 등과 공동으로 브라질 현지에 슬래브(철강 원료)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공장 지분의 10%를 투자하고 슬래브를 국제 시세보다 싼 값에 사게 된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지난달 계열사인 현대INI스틸의 고로 건립을 결정했다. 고로에서 열연, 냉연을 차례로 생산해 현대·기아차의 원재료로 공급하는 ‘수직계열화’를 이루면서 철강 분야 몸집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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