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1년새 13조원 늘어

  • 입력 2005년 6월 17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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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전체 대출 증가율의 6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과도한 금리 경쟁으로 은행의 수익성까지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수출입은행을 뺀 18개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36조8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123조9000억 원)보다 10.4% 늘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등을 모두 포함한 총여신은 698조9000억 원에서 711조4000억 원으로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총여신 증가율의 5.8배에 이르는 셈.

특히 작년 4분기(10∼12월)에는 총여신이 전 분기 대비 0.9%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3.6% 늘어 최근 5분기 동안 가장 높은 분기별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은행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해 1분기(1∼3월) 18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7058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조6788억 원)보다 61.2% 증가했다.

하지만 주요 수입원인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4150억 원 줄었고, 순(純)이자마진(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것)은 0.24%포인트(2.68%→2.44%) 하락했다.

순이자마진 하락폭은 시중은행(―0.32%포인트)이 지방은행(―0.27%포인트)이나 특수은행(―0.07%포인트)보다 더 컸다.

순이자마진이 줄어든 것은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작년 12월 말 3.45%에서 올해 3월 말에는 3.26%로 0.19%포인트 줄었다.

예보 관계자는 “은행권이 리스크가 적은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하면서 자산건전성은 좋아졌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며 “고객 유치를 위한 금리 경쟁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물론 은행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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