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양대기업 삼성-LG 곳곳서 1위 경쟁 신경전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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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물러서면 안 된다. 상대편을 따라잡아라.’ 한국 전자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가 곳곳에서 1위 경쟁을 벌이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그룹은 전자업계에 널리 퍼져 있는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는 삼성, 생활가전은 LG’라는 인식을 깨고 자사(自社)에 유리한 판도로 바꾸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경쟁은 제품 경쟁을 뛰어넘어 마케팅과 홍보전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쌍수(金雙秀) LG전자 부회장의 강한 ‘승부 근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가전에서 LG를 따라 잡아라=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지상파 디지털미디어방송(DMB) TV를 상용화했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이 내용이 보도되자 LG전자는 “우리는 올해 6월 이미 상용화 제품을 선보였는데 삼성이 부풀리기를 했다”고 반박했다.

올해 초 삼성전자 윤 부회장은 생활가전 사업 부문을 직접 맡으며 LG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1분기(1∼3월)에는 600억 원 흑자를 내며 성과를 봤지만 2분기(4∼6월) 100억 원, 3분기(7∼9월) 9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LG전자는 7∼10%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며 디지털TV 시장에서도 선전(善戰)하면서 삼성을 긴장시키고 있다.

윤 부회장은 해외전시회에 참석하면 LG전자 부스를 꼭 둘러본다. 삼성전자는 또 마케팅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 LG전자의 움직임을 상당히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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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휴대전화에서 삼성 추격하라=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27.2%에서 3분기 13.4%로 추락했다. 세계 1위인 노키아의 공격적인 가격인하 정책이 주된 원인이지만 LG전자의 신제품 가격인하 공세도 한몫했다고 삼성전자는 주장한다.

한편 LG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3.2%에서 3분기 7.2%로 높아졌지만 아직도 삼성의 절반 수준이다. LG전자 김 부회장은 최근 “제품이 이렇게 우수한데 수익률은 왜 삼성만큼 나오지 않느냐”며 임직원들을 강하게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1위 쟁탈전=LG필립스LCD는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강력히 항의했다. 10인치 이상 액정표시장치(LCD)의 11월 판매량이 삼성전자는 307만 대, LG필립스LCD는 302만 대로 집계돼 삼성전자가 한 달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LG필립스LCD는 “LG의 11월 판매량이 315만 대로 삼성전자(313만 대)를 눌렀다”고 발표했는데 외부기관의 조사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자 발끈한 것.

양사는 또 대형 LCD TV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40, 46인치를, LG필립스LCD는 42, 47인치를 각각 내놓을 예정이어서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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