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행복 앗아간 ‘로또’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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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가 부부를 남남으로 만들었다. 대전에 사는 M씨(31)와 아내 K씨(30)는 1997년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두 자녀도 두었다.

M씨는 20만원짜리 월세방 신세를 면하기 위해 건설현장과 할인마트 등에서 일했다. K씨도 친정에서 운영하는 횟집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보탰다.

그러나 불행은 행운과 함께 찾아왔다. K씨는 지난해 3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당첨금 132억여원을 받았다. 이후 M씨는 일을 그만두고 술과 도박으로 돈을 흥청망청 써대기 시작했다. M씨는 급기야 바람까지 피웠다. 그는 그해 11월 내연의 여자와 여관에 투숙했다가 현장에서 발각되자 곧바로 이혼을 요구했다.

그해 12월 마침내 둘은 이혼에 합의했다. K씨는 합의하에 M씨에게 10억원을 주었다.

하지만 M씨는 전 아내에게서 돈을 더 타내야겠다고 마음먹고 7월 대전지방법원에 재산분할청구소송을 냈다.

M씨는 청구서에서 “K씨가 혼인생활 중 내가 벌어준 돈으로 생활했고, 그 일부로 복권을 구입했기 때문에 복권당첨금은 공동의 노력으로 마련한 재산”이라며 “현재 남아 있는 100억여원 가운데 50%를 돌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26일 M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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