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금 44兆 ‘낮잠’… 투자에 안써

  • 입력 2004년 9월 21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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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체들이 벌어들인 현금 44조원이 투자에 쓰이지 않고 ‘낮잠’을 자고 있다. 놀리고 있는 돈의 규모는 총자산의 10.5%에 이른다.

한국은행이 1544개 제조업체를 조사해 21일 발표한 ‘2·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2·4분기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2.1%로 작년 같은 기간(7.6%)에 비해 4.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121원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환율변동에 따른 외환이익이 감소하면서 직전 분기(13.4%)에 비해서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1.3%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SK㈜ 등 5대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8.8%로 5대 이외 기업(9.0%)의 갑절이었다.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도 투자에는 인색해 설비투자(유형자산 증가율)는 2·4분기에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 등 극소수 기업의 투자를 제외하면 국내 제조업체의 투자는 사실상 답보상태인 것. 투자를 미루면서 제조업체들의 보유 현금(만기 1년 이내 예금 포함)은 6월 말 현재 43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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