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시장 日서 불꽃다툼”…두산, 시장점유율 6년만에 진로 제쳐

  • 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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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주시장에서 한국산 소주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국 업체끼리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정도다.

6일 대한주류공업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두산은 ‘경월그린’과 ‘산’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난 223만상자(700mL짜리 12병 기준)를 수출해 진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일본 희석식 소주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챙겼다.

지난해 말까지 6년 연속 일본 희석식 소주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켰던 진로는 올해 상반기에 196만1000상자를 수출해 2위로 내려앉았지만 일본시장 점유율은 당당히 2위다.

갖가지 유무형의 규제와 독특한 유통망 때문에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진입이 어렵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국내 소주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저가 위스키 대용품 수준으로 품질과 포장을 고급화했기 때문.

한국 소주 일본시장 판매추이
(단위:만 상자·700mL짜리 12병 기준)
연도진로두산시장점유율(%)
2000년407.1183.514
2001년465.3255.016
2002년451.7319.216
2003년448.2374.616
2004년6월196.1223.017
자료:대한주류협회
2000~2003년은 연간, 2004년은 1~6월 실적치. 시장점유율은 일본 희석식 소주시장 내 전체 한국소주의 비중.

두산은 “시장 진입 초기부터 소주병을 위스키 병처럼 만들고 알코올 도수를 최고 25도까지 높여서 판매한 게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진로는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중심으로, 두산은 센다이 홋카이도 등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공략하면서 국내업체간 경쟁을 피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올해 들어 두 회사의 일본시장 점유율이 뒤바뀐 것은 진로 본사가 2001년 이후 부도 법정관리 등과 같은 경영난을 겪고 일본 현지법인인 ‘진로 저팬’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동안 두산이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과감하게 마케팅에 투자한 게 주효했다.

진로는 이와 관련해 연말까지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로 다음달 중 3.6L, 4.0L짜리 대용량 신제품을 선보이고 10월부터는 마케팅 활동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진로 안성택 해외사업팀장은 “두산과 달리 진로소주는 하반기에 수출 물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어수선했던 경영 문제가 정리되고 있는 만큼 연말쯤에는 수출 1위, 일본 소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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