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카프로 분쟁’ 재연 조짐

  • 입력 2004년 7월 13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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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과거 코오롱과 경영권 경쟁을 벌였던 화학섬유 원료업체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두 회사의 묵은 갈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효성은 13일 고합이 보유하고 있던 카프로의 지분(7.44%) 전량을 장외에서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효성의 지분은 27.82%로 높아졌다.

카프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만드는 회사로 16년 만에 유상 증자를 실시한다.

효성은 또 이날 마감되는 카프로의 유상증자에도 기존 지분(20.38%)에 해당하는 41억원어치만큼 증자 참여를 신청했다.

효성이 1대 주주이며 2대 주주는 지분 19.74%를 보유한 코오롱이다.

코오롱은 효성의 이번 지분 매입이 카프로 주요 주주간 사전 동의 약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996년 카프로의 지분을 놓고 경쟁하던 두 회사는 지분 매입의 적법성을 놓고 검찰 고발까지 하는 충돌을 빚었다. 이후 ‘추가 지분 변동시 사전 동의를 얻는다’는 약정을 맺고 카프로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코오롱측은 “동의해 준 적이 없으므로 효성의 약정 위반에 대한 대응책을 조만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오롱도 이날 카프로의 유상증자에 지분만큼 참여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입은 3대 주주인 고합 채권단의 요청에 따라 카프로의 지원에 나선 것뿐”이라며 “3년 연속 적자가 나는 회사의 경영권에는 큰 관심이 없으며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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