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외화예금 200억달러…美 금리인상 기대 환전 안해

  • 입력 2004년 6월 21일 19시 02분


한국의 기업과 개인이 국내 은행에 미국 달러화 등 외국 화폐로 예금한 액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달러화의 강세를 예상한 수출기업이나 개인이 달러화 예금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주자 외화예금은 16일 현재 203억달러(약 24조3600억원)로 지난해 말 154억7000만달러에 비해 23.8%(48억3000만달러)나 급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올해 들어 1월 말 171억2000만달러, 3월 말 181억7000만달러, 5월 말 195억5000만달러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김주식(金株植)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미국이 조만간 금리를 올리면 국제 자본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외화를 벌어들인 수출기업이나 해외여행 등에서 달러를 남겨온 개인들이 원화로 바꾸는 대신 외화로 예금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게 늘고 있는 외화 선물환 거래도 예금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외의 불안한 경제상황 때문에 부유층에서 달러 등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유현정(柳現廷) 한미은행 자금부 부부장은 “국내에 예금할 목적으로 외환을 사는 데에는 제한이 없고 이 자금으로 선물환 거래를 할 경우 국내 예금 금리보다 높은 이익을 올릴 수 있어 수억∼수백억원의 자금을 외화예금에 넣어 운영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나 개인이 취득한 외화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국내 은행에 외화 형태로 예금한 것.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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