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상의회장 “노동-기업조건 함께 개선해야”

  • 입력 2004년 5월 19일 18시 54분


코멘트
민주노동당 권영길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악수하고있다.-김경제기자
민주노동당 권영길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악수하고있다.-김경제기자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AMCHAM) 회장단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노동당사를 찾아 권영길(權永吉) 대표를 면담했다.

이날 면담은 외국인투자와 노사관계 등을 놓고 시각이 상당히 엇갈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서로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평가가 오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윌리엄 오벌린 회장은 먼저 “민노당의 원내진출은 다양한 세력이 국회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 재계는 민노당의 원내진출을 우려하는데, 그쪽이 환영해주니 기쁘다”고 화답했다.

오벌린 회장은 “우리는 한국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노동조건과 기업조건을 같이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고, 권 대표도 이에 동의했다.

오벌린 회장은 또 “한국의 노동 상황이 외국에는 주로 파업과 시위만으로 왜곡 전달돼 한국에서 활동하려는 외국기업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교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권 대표는 “주한미상공회의소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양측은 외국인투자가 일자리 만들기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 권 대표는 먼저 “상당수 외국자본은 우량기업을 인수하거나 증권투자를 목적으로 할 뿐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태미 오버비 부회장은 “올해 26억달러를 투자한 씨티그룹은 25년 동안 한국에서 기업활동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그렇지만 고용창출형 투자방식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문제와 관련해 오버비 부회장은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한국형 노동관계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충고했고, 심상정(沈相정) 당선자는 “민노당이 앞장서서 한국형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