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취미가 사업으로 “핸드메이드 사장님”

  • 입력 2004년 5월 12일 18시 22분


코멘트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분야를 창업으로 연결하면 그만큼 일이 즐겁다는 것이 창업전문가의 설명이다. 구슬공예 취미를 살려 작품 판매와 교육을 동시에 하는 가게를 연 전경희씨(위쪽)와 비누 만드는 재미를 사업화한 조영길씨. 사진제공 창업e닷컴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분야를 창업으로 연결하면 그만큼 일이 즐겁다는 것이 창업전문가의 설명이다. 구슬공예 취미를 살려 작품 판매와 교육을 동시에 하는 가게를 연 전경희씨(위쪽)와 비누 만드는 재미를 사업화한 조영길씨. 사진제공 창업e닷컴
‘똑같은 기성제품은 가라. 취미로 만든 독특한 것만 판다.’

개성 시대를 맞아 창업에도 이 점을 적극 활용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이 취미로 만든 이색적이고 실용적인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한다는 측면에서 창업으로 성공할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창업e닷컴 이인호 소장은 “이른바 ‘핸드메이드’ 창업은 사업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성취감이 큰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만들어 쓰는 비누 사업=직접 만든 비누 쇼핑몰 ‘굿솝’(www.goodsoap.co.kr)을 운영하는 조영길 사장(36)은 2000년 초 향기 전문점을 창업했다가 ‘허브 비누’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는 것을 보고 비누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만 해도 ‘아로마(향기)’를 설명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될 정도로 ‘향기 시장’은 형성이 안돼 있었지만 아토피와 피부 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허브 비누’는 쉽게 팔렸던 것.

“비누에 관심만 갖고 있다가 외국 인터넷사이트에서 ‘직접 만들어 쓰는 비누’인 핸드메이드 비누를 만나 그 매력에 빠졌죠.”

처음에는 향기전문점 사업이 잘 안돼 그걸 만회할 목적으로 연구하다 점차 재미를 붙였다. 자신이 비누 제작에 취미를 붙이면서 활동도 왕성해졌다. 6개월 동안 100여가지의 다양한 비누를 만들어냈고 인터넷사이트 ‘다음’에 비누 만들기 동호회를 만들어 제작 방법을 알려주었다. 2002년에는 온라인 판매에도 나섰다.

비누 만들기에 대한 인터넷 사용자의 반응이 좋아 ‘내 피부에 딱 맞는 천연비누 만들기’라는 책을 내고 EBS에 비누 만들기 강사로도 출연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조씨는 “핸드메이드 비누는 피부를 자극하지 않을뿐더러 아로마 오일이 들어 있어 피로와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에는 라벤더 오일을 넣은 비누가 좋고 건성피부에는 팔마로사 샌들우드 오일이 효과적이라고 조씨는 소개했다.

그는 “소비자는 20∼50대 여성으로 광범위한 편이지만 최근 들어 공급업체가 많아져 앞으로 계속 수요가 창출될지 여부가 사업의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것과 피부관리실이나 병원, 허브전문점 등에 도매로 파는 물량을 합치면 월 평균 매출이 3000만원 정도 된다. 올해 들어서는 천연 화장품을 만드는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02-588-2474

▽구슬공예 작품을 판다=서울 성북구 동선동1가에서 비즈갤러리(www.beadsgallery.com) 성신여대점을 운영하고 있는 전경희 사장(32·여)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장신구 디자인회사에 근무하면서 익힌 미적 감각과 손재주를 살려 창업했다.

그는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창업을 생각했지만 마땅한 아이템을 찾지 못하다가 평소 문화센터에서 취미삼아 배워둔 구슬(비즈·beads)공예를 새롭게 보게 됐다.

“비즈 액세서리는 백화점 같은 곳에서는 2만∼3만원의 가격에 판매되지만 사실 만드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고 재료비도 저렴해서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이라고 확신했죠.”

이후 한국구슬공예협회에서 주관하는 전문가교육과 창업교육을 받고 작년 6월 가게를 열었다.

비즈갤러리는 일종의 ‘구슬공예 공방사업’이라 자신이 만든 작품을 파는 것이 가능하다. 완제품도 팔고 수강생을 모집해 교육하는 것도 일반 외식업과는 다른 점이다.

이 때문에 취미생활 등을 통해 작품을 오래 만들어 본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특징이 있다.

전 사장은 “요즘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경우가 많잖아요. 어차피 평생직장이 없다는 인식 때문인지 수강생 대부분이 나중에 퇴사 후 창업 계획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창업 후 10개월 동안 150여명을 가르쳤다. 이름에는 ‘구슬’만 들어있으나 액자, 생활소품, 핸드메이드 가방 등 다양한 수공예품과 재료를 판매하고 있다.

20, 30대 여성의 접근이 쉬운 지역에 개업한 덕택인지 첫 달에 700만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지금은 월 평균 900만∼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5∼7평 기준으로 창업비용은 가맹비 200만원, 초도물품비 1200만원, 실내장식을 포함한 집기 비용 1300만원 등 3000만원(임대료 제외)가량 소요된다. 02-921-0171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