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모터부품 생산 (주)태화

  • 입력 2004년 3월 30일 19시 05분


“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합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태화의 권동철 사장(48)은 사무실보다 기계소리에 귀가 먹먹한 공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더 많다.

생산현장에는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직원이 대부분이어서 권 사장이 거들 일은 거의 없지만 기계를 꼼꼼히 점검하는 게 그의 몫이다.

이 곳에서 생산하는 가전제품 모터의 핵심부품인 ‘코어’는 강판 크기에서 0.1mm의 오차라도 생기면 불량품이 된다. 이 때문에 직원 모두 기계의 정상작동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 사장은 “기계가 대부분의 작업을 도맡아 하지만 제품 특성에 따라 기계를 다양하게 조작해야 할 경우가 많다”며 “생산성 향상은 결국 사람에 의해 좌우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직원 간의 신뢰를 사업 성패의 열쇠로 여기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현장 위주의 직원 재교육을 본격화했고 ‘창안(創案)여행’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주변 공장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직원들이 지난해 2개월 동안 중소기업청에서 소개한 강사로부터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강좌를 들었습니다. 직원 10명은 4월부터 한국표준협회에서 운영하는 4개월 과정의 사이버 강좌를 신청했지요.”

권 사장은 모터 공장이 몰려 있는 중국 칭다오(靑島)나 기술이 앞선 일본 공장에 직원을 파견시킬 계획이다.

또 매달 우수 직원 2, 3명을 뽑아 일주일 동안 자유롭게 여행을 보낸 뒤 생산에 도움이 되는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기로 했다. 여행 경비나 수강료는 회사에서 지원한다.

그는 “거의 비슷한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서 직원 재교육이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우수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모터 부품가격은 한국에 비해 10% 이상 싼 편이지만 질이 떨어져 바이어로부터 클레임을 받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요즘 상황에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만이 중소업체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 제품은 경동보일러 등 14개 업체에 납품되고 있으며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모터 코어 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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