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PDP열세 M&A로 돌파구”…경제산업省, 업체 통합 추진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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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올 1월 초 세계 최대인 80인치 PDP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충남 천안시 PDP공장 제3라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삼성SDI는 올 1월 초 세계 최대인 80인치 PDP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충남 천안시 PDP공장 제3라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본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업계가 한국의 공세에 맞서 인수·합병 등 대규모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주간지 ‘주간 다이아몬드’ 최근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현재 4개사인 일본 PDP 생산업체를 2개사로 통합하는 방안을 내놓고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의 PDP생산업체는 현재 후지쓰히타치PDP(FHP), NEC, 파이오니아, 마쓰시타 등 4개사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는 삼성SDI, LG전자 등 세계 PDP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공세에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앞서 일본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경쟁에서도 한국에 패했다.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업계를 2개사로 재편해 자금동원력과 연구개발력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경제산업성의 시나리오는 FHP와 NEC처럼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PDP전업 생산업체를 마쓰시타, 파이오니아 등 TV 생산업체에 합병시키는 것.

경제산업성은 2002년 이런 구상을 처음 내놓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업계를 압박해왔다. 이 결과 지난달 3일 파이오니아는 NEC의 PDP사업 부문을 500억엔(약 5000억원)에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앞서 경제산업성은 작년 7월 차세대 PDP 개발센터를 설립했다. 업계 공동 출자 형태였지만 정부가 사업비의 절반을 부담한 국가 프로젝트였다. 이 연구소의 설립 목적 역시 일본 업계의 연구개발 능력을 집약해 한국에 대항하는 것이었다.

‘주간 다이아몬드’는 일본 정부가 이 정도까지 한국을 무서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현재 생산능력은 일본과 규모가 다른 데다 특히 설비투자의 전제가 되는 미래 시장규모 예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PDP 생산업체인 마쓰시타는 내년 시장규모를 400만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삼성SDI는 720만대로 내다보고 있다.

예측이 맞을지 빗나갈지는 문제가 아니다. 업계는 예상치를 전제로 가격전략을 세우고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 반도체 및 LCD와 마찬가지로 PDP도 규모의 경제가 승패를 가른다.

삼성은 SDI가 PDP, 전자가 범용메모리와 LCD 세계 시장을 주도하면서 높은 수익을 향유하고 있다. 일본 업계가 삼성에 맞서기 위해서는 매년 500억∼1000억엔의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일본기업 가운데 그 정도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경제산업성의 업계 재편 전략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라는 분석이다.

LCD와 함께 최근 세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평판TV의 화면표시 장치. PDP TV는 두 장의 유리사이에 가스를 주입한 뒤 전압을 가해 네온광을 발광시키는 방식으로 선명한 화면을 만든다. 어느 각도에서 시청해도 좋을 만큼 넓은 시청각을 갖고 있어 비스듬한 방향에서 봐도 좋은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삼성SDI는 내년 PDP 세계시장 규모를 72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PDP업체 연간 생산능력 및 시장점유율
(단위:대, 괄호 안은 시장점유율)
회사2003년2005년 예상
삼성SDI69만4500(23.4%)291만6000(32.1%)
마쓰시타전기산업48만7500(16.4%)160만8000(17.7%)
파이오니아23만2500(7.8%)123만3000(13.6%)
NEC52만8000(17.8%)
FHP51만(17.1%)120만(13.2%)
LG전자40만9500(13.8%)118만5000(13.1%)
기타11만2000(3.7%)55만6000(10.3%)
42인치로 환산한 집계로 실제 생산 대수 및 점유율과는 다를 수 있음. 자료:일본 테크노시스템리서치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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