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경제부총리, 국무회의서 "정책혼선 비판"

  • 입력 2004년 2월 17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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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가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을 앞에 두고 '정책혼선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상견례를 겸한 인사말에서 "정부 밖에서 느낀 점을 한 가지 말씀드리겠다"며 운을 뗀 뒤 "정책에 대한 부처별 이견(異見)이 밖으로 나오면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추진과정에서 이견은 당연하지만 내부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고.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밖으로 표출돼 정책혼선으로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무위원들은 이런 점을 유념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이 부총리의 '일침'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다른 경제부처 장관 및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경고'로 보기도 한다.

김진표(金振杓) 전 경제부총리는 그동안 이른바 '대통령 코드'를 앞세운 청와대 386 참모들과 행정고시 기수에서 앞서는 다른 경제부처 장관들에게 밀려 '경제팀 수장(首長)'에 걸맞는 조정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같은 조정력의 부재(不在)는 경제정책 수립과정에서 계속 '정책혼선'이라는 지적이 나온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이 부총리는 행시기수나 경력 등에서 전임 김 부총리와는 '급(級)과 격(格)'이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정책 결정과정에서 그의 입김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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