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관련 쓴소리]“정부 지나친 개입 시장경제 왜곡”

  • 입력 2004년 2월 11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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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복거일씨 商議 강연◇

“한국 사회의 많은 문제는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에 어긋나는 정책을 시행하는데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작가이자 사회평론가인 복거일씨(58·사진)는 1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간담회 강연을 통해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삶의 본질로 시장경제는 이를 수용한 체제인데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개입하는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시장경제는 경제주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경제적 틈새를 찾아 살아가도록 해 경쟁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정부가 개입하면 획일화된 조치로 다양한 틈새가 없어지기 때문에 경쟁의 잔인함이 더 강화된다”고 지적했다. 복씨는 대표적인 사례로 교육문제를 들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획일화했기 때문에 경쟁이 오히려 더 심해졌다”면서 “시장이 자유롭게 움직여 개인들이 경쟁을 통해 최선의 길을 찾고 경쟁에서 실패한 개인을 사회안전망으로 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나서지 말아야 할 곳에 나서다보니 여력이 없어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을 돌봐야 하는 정부의 본업은 정작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사갈등과 관련해서는 “노조는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헌법에 명시된 ‘결사의 자유’만으로도 보호를 받는데 헌법으로 노조의 권리를 강제함으로써 경쟁이 아닌 독점현상이 나타나게 됐다”면서 “대기업 노조는 경쟁 없이 독점적 혜택을 누리지만 노조가 없는 곳으로 경쟁이 전가돼 협력업체는 훨씬 더 심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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