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 특강 “학생들 反기업정서 안갖게 해주세요”

  • 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48분


경북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28일 열린 '선생님을 위한 경제와 문화체험'행사에 강사로 참석한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반기업 정서 문제에 대해 강연했다. 27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마련된 이번 경제교육 행사에는 전국의 중고교 교사 200명이 참석했다. 연합
경북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28일 열린 '선생님을 위한 경제와 문화체험'행사에 강사로 참석한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반기업 정서 문제에 대해 강연했다. 27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마련된 이번 경제교육 행사에는 전국의 중고교 교사 200명이 참석했다. 연합
“기업의 목적이 부(富)의 사회 환원이라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 기업은 우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학생들이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길러 달라.” (김재철 무역협회장)

박 대한상의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이 27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경북 경주시에서 중고교 교사 200명으로 대상으로 직접 경제교육에 나섰다.

한국 사회의 반(反)기업정서가 심각한 상태라고 느낀 기업인들이 우선 교사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에 나선 것.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기업현장을 둘러보고 강연을 들은 서울 경동고 이경호 교사(38·일반사회담당)는 “이번 행사를 통해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 활동을 뒷받침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그렇지만 자기 논리만 주장하면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으며 기업도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당초 120명 규모로 계획됐으나 일선 교사들의 참가 신청이 쇄도해 규모를 200명으로 늘렸다.

▽박 회장=정치자금 수사와 관련해 기업 입장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그러나 기업만 잘해서는 국가경제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 달라.

선진국에 가보면 기업만 잘해서 국민소득이 높은 것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정치 사회 교육 등 사회 전체적인 시스템이 2만달러가 될 때만이 경제의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영웅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정태 국민은행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등 전문경영인들이다. 자신의 노력과 재능만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영웅이다. 학생들이 이런 전문경영인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도록 사회가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이후 한국은 이미 8년을 허송세월했다.

▽김 무협 회장=교육이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돈 버는 사람을 아직도 천하게 여기는 풍조도 심하다. 그러면서 기업에 손 벌리는 사람은 많다. 언제부터인가 사회의 어두운 면만 보거나 남을 흠집 내고 불평만 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 학생들도 이런 문화에 젖어들고 있다.

학생들을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키워 달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만큼 급속하게 발전한 나라도 없다. 자부심을 가질 만한데 온통 나쁜 면만 들춰내서 서로 남의 탓이라고 헐뜯고 있다. 압축성장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의 허물만 들춰내느라 시간을 보내면 미래는 없다. 세계 인구의 1%도 안 되는 유대인이 세계 500대 부자의 57%, 노벨상의 18%를 차지한 것을 보라. 미국 언론도 유대인이 쥐고 있다.모두 교육의 힘이다.

경주=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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