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03]DHL코리아 인천공항 물류센터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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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화물운송업체들이 바빠졌다. DHL 배송 트럭에서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놓은 화물들을 한 직원이 무선 스캐너로 읽고 있다. 사진제공 DHL코리아
연말을 맞아 화물운송업체들이 바빠졌다. DHL 배송 트럭에서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놓은 화물들을 한 직원이 무선 스캐너로 읽고 있다. 사진제공 DHL코리아
《체감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졌던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내 DHL코리아 물류창고는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1년 중 가장 바쁜 달이 11월부터 이듬해 1월.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 수요가 몰리는 12월은 평상시보다 20% 이상 국제화물이 늘어난다.》

“물론 춥지요. 바닷바람이 좀 매섭습니까. 하지만 마감시간과 싸우다보면 추위를 느낄 여유가 없어요. 콧물이 흘러내리는지조차 모르는걸요.”(DHL코리아 공항업무팀 김문영 부장)

‘마감시간’이 무슨 뜻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이를 눈치 챘는지 김 부장은 기자를 물류창고 입구로 데려갔다.

▽마감시간을 사수하라=오후 5시45분경 급하게 DHL 트럭 1대가 도착했다. 홍콩행 비행기로 화물을 보내야 하는 시간(마감시간)은 오후 6시. 15분 만에 화물 분류를 끝내야 했다.

먼저 4명의 직원이 트럭에서 화물을 꺼내 컨베이어벨트로 재빨리 옮겼다. 직원 1명은 모든 화물을 무선스캐너로 바코드를 찍었다. 김 부장은 “바코드를 찍는 순간 ‘화물이 인천물류창고에 잘 도착했다’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뜬다”고 설명했다.

화물은 ‘부피 및 중량측정기’를 거쳐 X선 룸으로 이동됐다. 스프레이 제품이나 향수 등은 폭발할 염려가 있는 위험물. “매달 두세 건은 위험물이 들어 있어 반송된다”고 김 부장이 귀띔했다.

이제 화물을 나라별로 분류할 차례. 이 과정은 아직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아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숙련된 직원이 바코드만 보고 재빨리 분류했지만 시간이 4, 5분 정도 걸렸다.

뒤늦게 도착한 홍콩행 화물까지 모아 항공 컨테이너에 실었다. 대형 비닐로 덮은 후 컨테이너를 최종적으로 내보낸 시간은 오후 6시 정각.

김 부장은 “마감시간 10분 전까지 트럭이 도착하면 무사히 작업을 끝낼 수 있다”며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50분까지 매시간 마감과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거듭난다=홍콩편 화물을 실어 보내고 나니 조금 여유가 생겼다. 기자는 물류센터 공간을 둘러봤다. 전체 900평으로 물류센터치고는 자그마한 편. 전국 40개 서비스센터에서 몰려오는 하루 약 2만개의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힘에 부칠 듯했다.

이필욱 DHL코리아 공항업무팀 이사는 “내년까지 추가로 6800여평 규모의 대형 물류창고를 지을 계획”이라며 “비행기로 2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가 43곳이나 되는 인천은 DHL의 물류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물류센터의 중요성은 최근 환적(換積) 계약이 늘어나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사이판, 괌 등지로 가는 비행기가 없는 도시는 인천물류센터를 중간거점으로 활용한다. 2001년 2, 3곳에 불과하던 환적지역은 올해 블라디보스토크, 울란바토르, 사이판, 괌 등 8곳으로 늘었다.

DHL코리아의 매출액도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올해 경기불황에도 수출은 호조를 보여 두 자릿수의 매출액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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