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中 전력난 심각…전력, 경제발전 속도 못따라가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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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부상한 중국이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부족으로 제조업체들이 조업 차질을 빚고 있어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전력난으로 인해 산업생산이 차질을 빚는 현상은 중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31개 성(省), 시(市), 자치구 중에서 전력소비 제한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21개 지역이나 된다.

남서부 후난(湖南)성에 위치한 코프코 코카콜라는 지난달 초부터 4일마다 하루씩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에선 전력 부족으로 공장들에 일주일에 하루씩 가동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저장(浙江)성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수요가 큰 공장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송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 지역의 시멘트 업체들은 전력난으로 시멘트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해 저장성 내 시멘트 가격이 올해 초에 비해 60∼80% 정도 올랐다.

광둥(廣東)성은 쇼핑센터의 난방을 줄이거나 네온 광고탑의 밝기를 낮췄다. 이처럼 중국의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전력공급이 경제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력소비 증가율은 2000년을 기점으로 공급 증가율을 앞질렀다. 올해 전력소비 증가율은 15%에 이르지만 공급 증가율은 8%에 불과하다. 에너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필요전력의 11%인 40kW의 전력이 부족한 상태다. 40kW는 호주의 전체 전력소비량에 맞먹는 규모.

중국의 전력난은 공업생산이 활발한 동부와 남부 연안의 대도시 지역에서 특히 심해 더욱 문제로 지적된다. 연안지역인 광둥성 광저우(廣州)시는 전력예비율이 5%에도 못 미치지만 서부지역 윈난(雲南)성은 30%를 넘는다.

중국 정부가 전력수급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전력난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말 향후 상당 기간 전력공급이 수요를 능가할 것으로 보고 전력산업 개혁에 착수했다. 전력소비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6%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17%나 증가했다. 또 내년에도 1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2006년 광둥성 소재 6kW급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가고 2009년 18kW 발전능력을 가진 싼샤(三峽)댐이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하면 상황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도 2005년 중반이 돼야 전력의 수급 균형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돼 앞으로 최소한 18개월 동안은 만성적인 전력부족 문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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