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회장 회고 "대학생때 휴가병 鄭회장과 첫만남"

  • 입력 2003년 12월 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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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玄貞恩·사진)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남편인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의 행적과 이후의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현 회장은 “밤 12시반쯤 운전사에게 전화를 하니 ‘30분 있다 오신다고 하며 회사에 올라갔다’고 해서 그런 줄 알고 잠이 들었다. 새벽 5시반에 깨서 안 들어왔기에 전화를 해보니 아직도 안 나오신다고…. 그리고 20분쯤 있다가 운전사로부터 큰일 났다고 전화가 왔다”며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실에서 YTN의 시사정보프로그램인 ‘백지연의 정보특종’(2일 오후 3시20분 방영 예정)과 인터뷰를 가졌다.

현 회장은 이후 집에서 남편의 유품을 전혀 치우지 않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바지는 물론이고 마당에 있는 골프공까지 그대로 남겨놓고 있다는 것.

그는 고 정 회장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대학교 4학년 올라가기 전 1월에 아버지가 신한해운이라는 회사를 하셨는데, 지금 홍콩을 다스리는 C H 둥(둥젠화 홍콩특구 행정장관)이 한국에 오셨을 때 그분을 모시고 가족들이 함께 울산에 갔다. 그때 처음 정주영 회장님을 뵈었다. 그때 애 아빠는 군대에 있었다. 근데 5월인가 시아버님 되실 분(정 회장)이 찾아오셔서 휴가 나왔으니 한 번 만나게 하자고 해서 만나게 됐다.

―처음 만났을 때 인상은….

“군인이었으니까 머리도 짧고 좀….”

―별로였나.

“네….(웃음)”

―근데 어떻게 마음이 (갔나)….

“처음 만났을 때 태릉사격장에 가자고 했다. 총 쏘는 걸 가르쳐 주는데 사람이 듬직해 보인다 생각했다.”

―시어머니 변 여사(변중석)께선 병원에 오래 계셨는데 상태가 어떤가. 아드님의 일을 알고 계신가.

“아마 모르실 거다.”

현 회장은 또 자녀들의 근황에 대해 “막내인 아들은 고교 3학년인데 여름부터 손을 놓아서 실제보다 성적이 낮게 나왔고, 큰딸은 미국 광고회사를 다니다가 엄마를 도와 현대에서 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 회장은 최근 정상영(鄭相永)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측과의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몇 년 전에도 왕자의 난이라고 해서 겪었는데 이번에도 집안싸움으로 보는 게 불편하다”며 “정상영 회장님은 제 시숙부님일 뿐 아니라 경영인으로서 존경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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