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연내 1500억달러 돌파…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 입력 2003년 11월 13일 17시 41분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올해 안에 15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1433억2000만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이달 12일 현재 약 1460억달러로 늘어났다.

이영균(李英均) 한은 국제국장은 이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대외자산(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연내에 외환보유액이 15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이유는 외환당국이 원화가치 상승(달러당 원화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10월 중순 이후 안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엔-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다시 하락(원화 강세) 압력을 받고 있다.

또 달러 약세로 한은이 보유한 엔화 및 유로화 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상승했고 외환보유액 운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국채의 이자도 이달 중 지급될 예정이다.

한국의 최근 외환보유액은 ‘국제적 기준’으로 흔히 통용되는 3개월 수입결제대금(420억달러)에 단기외채(612억달러)를 합친 103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어서 적정 외환보유액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일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씨티그룹은 최근 “한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을 막아 수출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이익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보이는 외환보유액 유지비용을 넘는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도 최근 “외환보유액이 지나치게 많다고 해서 국가신용등급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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