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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11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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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개혁을 주장하는 소장파의 목소리에다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비난하는 지지층의 반발까지 겹쳐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기 때문이다. 11일에는 본회의 표결시(10일)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특검 반대표를 던졌던 정범구(鄭範九·경기 고양 일산갑)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정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 대선자금 수사의 물타기인 특검을 통과시키는 지경에 이르러 당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내 개혁에 한계가 있고 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지도부를 향해 “시대의 욕구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의 자리에 연연하며 당을 사유물화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가느냐’는 질문에 “민주세력을 분열시킨 당에는 가지 않겠다”며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특검이 통과된 10일 밤 박인상(朴仁相) 의원,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 등을 만나 탈당 의사를 밝혔으며 이 자리에 들른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의 만류도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의 탈당은 소장파의 당개혁 요구에도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장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탈당도 검토하고 있다”며 지도부를 압박했고, 동교동계인 전갑길(全甲吉) 의원마저 “국민은 경륜보다 세대교체를 원한다”며 개혁세력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한편 특검 법안이 통과된 후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네티즌 수백 명이 한-민 공조와 민주당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당 지도부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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