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 돈주면 세무조사”李국세청장 경제단체에 편지

  • 입력 2003년 10월 8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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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李庸燮·사진) 국세청장이 최근 재계 주요 인사에게 편지를 보내 국세청 공무원에게 금품을 주는 기업에 대해 강력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국세청과 산업계에 따르면 이 청장은 지난달 23일 보낸 편지에서 “금품을 받은 국세공무원을 엄정히 처벌하고 금품을 제공하거나 청탁을 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해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납세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연 혈연 지연 등에 바탕을 둔 온정주의 풍토가 퍼져 있는 현실에서 국세청의 제도 개선 노력이나 공무원의 청렴 의지만으로 세무 부조리를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듯 공직자도 계속된 유혹에 견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또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일련의 세무비리 사건은 비록 ‘참여정부’ 출범 이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세무 부조리를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편지는 손길승(孫吉丞)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과 한국세무사회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등 7명에게 발송됐다.조성규(趙誠奎) 국세청장 비서관은 “손 회장 등 몇 분이 이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환영한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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