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연체 '위험수위'…8월말 3%대 추정

  • 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05분


소비위축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가계대출 연체가 늘면서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가계대출 연체율은 3%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6월 말 2.67%, 7월말 2.9%로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체율은 지난해 말 2.2%보다 크게 높고 3월 말의 2.70%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은 1일 월례조회에서 ‘연체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연체가 많이 발생하는 점포에 대해 연체관리 강화를 특별히 주문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분기별 결산이 끝난 뒤 다음 분기로 이어지는 시기에는 연체율이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의 연체율 상승은 경기침체 장기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 연체율이 낮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6월 말 1.22%였던 연체율이 7월 말 1.7%로 높아진 데 이어 8월 말에도 1.92%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6월 말 0.96%였던 신한은행은 7월 말 1.05%, 8월 말 1.33%로 연체율이 올랐다.

외환은행도 6월 말 1.20%, 7월 말 1.59%에서 8월 말 1.7%로 상승했고 하나은행은 6월 말 1.43%, 7월 말 1.67%에 이어 8월 말 1.72%로 상승했다.

연체율이 오르는 가운데 일부 은행의 가계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이 7월 말 78조3395억원에서 8월 말 79조4050억원으로 1조655억원이 늘었다. 우리은행은 25조1223억원에서 25조5349억원으로 4126억원이 증가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