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왕자의 난' 후 MH 종종 만나 "막내, 마음이 어려서 걱정"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44분


정몽헌(鄭夢憲·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많은 것들을 미궁에 빠뜨렸다.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벌어진 정몽구(鄭夢九·MK) 현대차그룹 회장과 동생인 MH의 관계도 이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최근 MK의 측근인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두 분이 자택 등에서 비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만났다”며 “이른바 ‘왕자의 난’은 가신들의 싸움이었을 뿐 형제의 사이마저 갈라놓은 것은 아니다”고 증언했다.

두 형제가 화해하는 모습이 외부에 비쳐 ‘현대차가 현대그룹을 도와주는 게 아닐까?’ 하는 오해를 낳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는 설명.

이 관계자는 “MK는 MH를 ‘우리 막내’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하게 생각했다”며 “MH에 대해 ‘막내가 마음이 여려서 걱정이다’라고 말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대북 송금과 비자금 때문에 MH가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을 때는 사석에서 “막내가 불쌍하다”며 눈물을 쏟곤 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지인들을 통해 동생에 대한 변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MK는 MH의 5일장 내내 서울아산병원에 머물며 조문객을 맞는 등 ‘맏상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제계의 한 인사는 “‘왕자의 난’은 두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앙금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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