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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1일 0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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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본보가 입수한 재정경제부 한승희(韓承熹) 경제홍보기획단장 명의의 ‘CRM(고객관계관리) 관련 자료 제출 요청’ 공문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각 부처에 홍보 대상을 세분화해 각기 다른 홍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토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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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정책 '차별적 홍보' 문제없나 |
정부는 정책을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차별적인 홍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책 찬반 여부 등에 따라 국민성향을 분류하는 것은 ‘편 가르기’로 흐를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공문은 경제홍보기획단이 국정홍보처의 요청으로 이달 4일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환경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12개 부처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에 따르면 인터넷 등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을 통한 홍보 방안까지 수립토록 하고 있다.
또 이 같은 방안은 지난달 23일 정부가 정책별로 고객에게 직접 홍보하는 방법들을 개발하라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돼 있다.
경제홍보기획단이 공문에서 예로 든 원전(原電) 수거물 관리시설에 대한 홍보에서는 국민들을 크게 ‘기본 고객’과 ‘정책 고객’으로 구분했다.
기본 고객은 다시 국회의원 등 입법부와 출입기자단을 중심으로 하는 언론으로 나뉘었다.
정책 고객은 비정부기구(NGO) 등 관련 단체, 적극적 반대자, 소극적 반대자, 정책 편익 수혜자, 무관심층, 일반 국민으로 분류됐다.
공문은 특히 세분화된 정책 고객에게는 각각에 맞는 차별화된 맞춤형 홍보 프로그램을 제공토록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CRM 홍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기존 홍보와 달리 국민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만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CRM이란?▽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영문 약자. 주로 민간기업이 고객이 원하는 것과 특정 상품에 대한 성향 등을 미리 파악해 그 특성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계획, 지원, 평가하는 관리체계다.
신용카드회사나 백화점, 주택업체 등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개인 소득, 나이, 거주지, 거주형태, 결혼 유무, 취미, 최근 일정 기간 카드 사용 실적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고객의 소비 성향과 관심 분야를 미리 알아낸다. 고도의 정보분석기술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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