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 파장]채권-주가 급락…금융시장 요동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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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내림에 따라 채권 금리와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이 즉각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는 등 금융시장에 한바탕 파도가 몰아쳤다.

▽바닥을 모르는 국고채 금리=지표금리인 만기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13일 4.34%로 연중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이날 금리는 전날의 0.39%보다 0.05%포인트 더 떨어진 것.

신용등급이 AA―인 만기 3년짜리 회사채 금리도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5.28%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채권 금리가 콜금리 인하를 미리 반영한 상황이어서 실제로 콜금리가 내리면 채권 금리는 오히려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권경업 대한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침체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침체와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채권시장, 특히 국공채가 당분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도 급락=종합주가지수는 630.33으로 시작했으나 콜금리 인하가 발표된 후 내림폭을 키워 전날보다 16.97포인트 빠진 614.0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44.05를 나타내 전날보다 0.91포인트 내렸다.

김도수 SK증권 리서치팀장은 “최근 주식시장은 금리와 큰 관계없이 움직였으나 한은총재의 비관적 경제 전망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경기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모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 팀장은 “콜금리 인하는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곧바로 금리 내려=국민은행은 14일부터 정기예금금리를 최고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2개월여 만에 또다시 금리를 내린 것.

기간별로 △3개월 4.0%→3.8% △6개월 4.2%→3.95% △1년 4.40%→4.25% △3년 4.7%→4.6%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금리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만에 4.85%에서 4.25%로 0.6%포인트 내려갔다. 적립식 예금은 6개월∼5년 계약기간별로 0.1∼0.2% 인하됐다.

반면 대출금리는 15일부터 장기주택담보대출상품인 ‘포유(FOR YOU) 장기대출’의 거치기간(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 금리를 최고 0.7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거치기간에 따라 △3년 8.05%→7.3% △5년 8.25%→7.5%로 내려갔다.

그러나 3년 이하 대출에 적용되는 CD 연동대출 기본금리는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자동적으로 그만큼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폭의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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