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5년만에 최저…1분기 11억달러

  • 입력 2003년 4월 4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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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크게 줄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상승, 무역수지 악화 등 각종 ‘악재’가 겹친 한국 경제에 주름이 더 늘어난 셈이다.

4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1·4분기 외국인 투자 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1∼3월 외국인의 대한(對韓) 직접투자액은 11억800만달러(신고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억4900만달러)에 비해 48.4% 줄었다.

올 1·4분기 투자액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4분기의 5억7200만달러 이후 분기 기준으로 5년 만에 가장 적은 액수이다. 또 작년 4·4분기(10∼12월) 직접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63.7% 감소한 데 이어 2분기(6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이병호(李秉鎬) 산자부 국제협력투자심의관은 “이라크전쟁과 세계 경기회복 지연으로 전반적으로 투자가 위축됐고 북한 핵문제 등도 투자 분위기를 얼어붙게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의 투자가 작년 1·4분기보다 71.7% 줄어든 3억5600만달러에 그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은 작년 1·4분기 58.5%에서 32.1%로 26.4%포인트나 낮아졌다. 유럽연합(EU)의 투자액도 3억5500만달러로 24.0% 줄었다.

반면 기계 화공 전기전자 등 부품소재업을 중심으로 투자한 일본은 1억5600만달러로 6.1% 늘었으며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8%에서 14.1%로 높아졌다.

산업연구원(KIET) 하병기(河炳基) 선임연구위원은 “이라크전 등에 따른 외부적인 불안요인이 커 내부적으로라도 불안요인을 줄이고 국내외 기업에 부담을 주는 조치는 당분간 유예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라크전이 끝나면 투자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개정해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현금보조제’를 도입하는 등 해외투자유치 촉진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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