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3 부정적' 으로 유지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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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의 하나인 무디스는 13일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3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당초 예정대로 4월경 실사팀을 한국에 보내 등급 조정 여부를 본격 검토할 계획이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핵문제로 인한 긴장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언급하고 “앞으로 북한의 행동이나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응이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작년 말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추방,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영변 원자로 재가동 등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이 한국과 미국 정부에 의해 확인됐다”면서 “한반도의 추가 긴장 고조는 한국 신용등급 하향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북한과 미국의 향후 행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를 통한 핵무기 재료 전환 및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으로 단기 분쟁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그러나 북한 핵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신용기반은 건실하며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익(趙誠益) 재정경제부 국제금융심의관은 무디스의 갑작스러운 신용등급 유지 발표에 대해 “북핵 문제가 악화되자 한국의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했다가 최근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을 듣고 현재 등급을 유지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피치사 관계자들에게도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국가신용등급 유지를 요청했다.조 심의관은 “미국 뉴욕에서 무디스와 S&P 관계자들을 접촉한 정부 대표단이 이날 오전 홍콩의 피치사 아시아 본부를 방문해 한국의 경제상황과 북한 핵문제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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