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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9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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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겨울방학이 시작돼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으면 아파트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다.
▽매물 넘친다〓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시장에 나온 매물은 지난해 4·4분기부터 쌓이기 시작해 8일 현재 18만9505건(매매 11만190건, 전세 7만9315건)에 이른다. 이는 작년 9월 말 14만3331건(매매 8만5661건, 전세 5만7670건)보다 30% 이상 급증한 것.
여기에 3만7000여건에 이르는 월세 매물까지 합치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은 모두 22만6600여건으로 추산된다. 서울 전체 아파트가 약 102만40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10가구 가운데 2가구가 매물로 나온 셈이다.
특히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강남구와 양천구 일대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강남구의 매물은 작년 9월 말 7901건에서 1만1213건으로 42%, 양천구는 2971건에서 4504건으로 52% 증가했다.
서대문구와 성북구, 은평구, 종로구, 중랑구에서는 아파트 전세 매물이 지난해 9월보다 각각 배 이상 급증했다.
▽거래 안 된다〓매물은 급증하는 반면 거래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1만5509가구. 9월(2만1527가구)보다 28%나 줄었다.
하지만 새로 완공되는 아파트를 감안하면 실제 거래는 더욱 줄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아파트가 새로 들어서면 통상 한달 동안 입주가 진행된다. 따라서 아파트 완공이 늘면 한 달 후에는 거래량 증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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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서울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는 7386가구, 10월엔 8592가구로 그 이전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도 거래량이 오히려 줄어든 건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는 것.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에덴부동산 김치순 대표는 “2만가구가 넘는 잠실저밀도지구에서 하루에 한건 정도 매매가 이뤄질 정도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하락 확산〓매물이 쌓이면서 아파트 값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단기 투자자가 몰렸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신천동 시영아파트 13평형은 지난해 10월 3억4000만∼3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2억9000만∼3억원으로 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잠실동 주공1단지 13평형도 지난해 9월 3억8000만원에서 최근 3억1500만원으로 6500만원이나 급락했다. 신천동 시티부동산 손길수 대표는 “특히 단기 투자를 겨냥해 여러 채를 갖고 있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 신도시로도 확산될 조짐이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유니에셋에 따르면 이번 주 경기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평균 0.4% 떨어졌고 일부 단지는 5%나 하락했다. 부림동 주공7단지 16평형은 이달 초 2억8500만∼3억1000만원이었으나 최근 2억7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온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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