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이응복 부회장 "기부금 국내최대기업 꿈"

  • 입력 2003년 1월 7일 17시 46분


“기업이 주주자본주의의 틀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회의 공동선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작년 말 ‘매년 순이익의 10%, 사회에 환원’을 선언한 이랜드그룹의 이응복(李應馥·51) 부회장은 “이랜드의 이번 결정이 결코 즉흥적인 것이 아니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싶은 것이 이랜드 경영진의 소신”이라고 힘줘 말했다.

―기부문화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도 순이익의 5%를 사회 환원하는 기업이 드문데 10%는 너무 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랜드가 주력하는 패션이나 유통산업은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한 산업이 아니다. 재무팀에서 1년 이상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봐도 순이익 10% 환원은 회사의 성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나왔다.”

―이랜드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 투자자들이 이랜드 주식을 기피하지 않을지.

“유보현금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상장계획은 없다. 상장했을 경우에는 미국기업의 예처럼 매년 주주들의 동의를 구한 뒤 기부할 것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 자체가 사회적으로 선(善)인데 기부까지 많이 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랜드 경영진은 기업이 이익창출 그 자체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 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우리 사회에 제시하고 싶다.”

―회사가 기부를 많이 하면 근로자의 몫은 줄어들지 않나. 근로자들은 회사의 이번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나.

“임금과 성과급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근로자의 몫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올해도 개인과 사업부 성과에 따라 작년처럼 450∼1000%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직원들도 회사의 결정에 대부분 찬성하고 있다.”

―회사가 계속 성장을 해도 순이익 10% 사회환원 조항은 유효한가.

“물론이다. 이랜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하는 기업이 되자는 게 경영진의 바람이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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