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6년만에 적자…수익구조 개선 급선무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48분


코스닥의 주식 거래를 담당하는 코스닥증권시장이 6년 만에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스닥증권시장은 20일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3월 결산법인·2002년 4월∼2003년 3월 기준) 30억원가량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시장의 수익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적자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적자 원인〓코스닥시장이 적자로 돌아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시장 침체로 인한 중개수수료 수입 감소가 첫번째 원인이다.

코스닥시장은 전체 수입의 83%를 주식 중개수수료에 의지하는 기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주가지수 선물 옵션과 채권 수수료, 정보 판매 수수료 등 다양한 수익원을 바탕으로 주식 중계수수료가 전체 수익의 절반에 못 미치는 증권거래소와는 대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코스닥이 최악의 침체를 겪으면서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준 것.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수료율도 원인이다.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8월 0.00008%이던 수수료율을 0.000065%로 낮췄다. 게다가 0.000020%를 코스닥위원회에 지원키로 하면서 실제 수수료율이 절반가량으로 낮아졌다.

▽다양한 수익구조 마련이 급선무〓최근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잇따라 거래소 이전을 결의해 코스닥시장의 수입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불편은 투자자들의 몫이다. 코스닥시장은 최근 행사경비를 10% 감축하는 등 긴축 운영에 들어갔다.

공정공시제 실시 이후 투자자에게 원활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공시 관련 인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재정 악화 탓에 충원을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긴축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식 중개수수료 외에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2003년 등록지수펀드(ETF)가 판매될 예정이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ETF 외에 투자자를 끌 수 있는 다양한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 코스닥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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