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행 후순위채 남발 “걱정되네”

  • 입력 2002년 10월 20일 19시 00분


최근 들어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금리가 높은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가 어려워짐에 따라 후순위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

▽후순위채 얼마나 발행했나〓국민 우리 외환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이 올 들어 이 달 말까지 발행하는 후순위채는 모두 3조9284억원이다. 작년 한해 총규모 3조316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국민은행은 9월말까지 1조4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21일부터 5000억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한다.

외환은행도 6월말 9.45%에 머문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16일 2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외환은행은 당초 일반공모를 통해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짐에 따라 증자가 어렵다고 보고 후순위채를 판매키로 했다.

▽BIS 비율 상승 효과와 이자부담〓은행들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3·4분기(7∼9월) 중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9월말 BIS 비율(잠정)은 10.8%로 6월말의 11.33%보다 0.53%포인트 떨어졌다. 조흥은행도 6월말 10.61%에서 9월말 10.1%로 낮아졌고 신한은행도 10.81%에서 10.5%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10월 중 2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2000억원을 끌어들이면 BIS 비율이 0.5%포인트 정도 올라가는 효과가 생긴다고 밝혔다.

지난해 후순위채 이자율은 연평균 7.65%, 올해 상반기는 평균 7.56%로 최근의 예금 평균 금리(4.02%)에 비해 3.54∼3.63%포인트 높다.

국민은행 전유민 자금팀 차장은 “위험 가중자산이 늘어나다 보니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며 “자기자본에 비해 후순위채 발행규모가 작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행 강형문(姜亨文) 부총재보는 “지금처럼 경기의 장기침체가 계속되면 후순위채는 은행권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요 은행별 후순위채 발행액
2001년 2002년
국민은행 8275억원 1조5400억원
조흥은행 3000억원 5000억원
서울은행 1200억원 2700억원
신한은행 5000억원 4440억원
하나은행 2000억원 5000만달러 5250억원
한미은행 2000억원 1억5000만달러 2억달러
외환은행 6000억원 2000억원
우리은행 3200억원 2000억원
자료:시중은행

주요은행 BIS비율 추이 (단위:%)
2001년 12월말 2002년 6월말 2002년 9월말(잠정)
우리은행 11.28 11.33 10.8
신한은행 12.02 10.81 10.5
조흥은행 10.43 10.61 10.1
서울은행 9.22 10.14 10.1
국민은행 10.23 10.13 결산중
외환은행 10.96 9.45 결산중
한미은행 11.18 11.02 결산중
제일은행 13.26 12.88 결산중
자료:시중은행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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