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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6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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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시장에서 국산 드럼세탁기는 60%, 외국산은 40%를 차지해 처음으로 국산이 외국산을 눌렀다. 연말까지는 드럼세탁기 전체 시장 10만(삼성전자 추정)∼18만대(LG전자 추정) 가운데 국산이 65∼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국산 대 외국산의 점유율이 40 대 60이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양문형 냉장고에 이어 드럼세탁기 시장까지 장악함으로써 고급 가전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굳혔다. 두 회사는 내수 시장에서의 호조를 바탕으로 미국 유럽 호주 등 드럼세탁기의 본고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1997년 양문형 냉장고를 처음 내놓고 프리미엄 가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년 만인 지난해 시장점유율 90%를 넘어서 국내 고급 냉장고 시장을 완전히 평정했다. 두 회사는 드럼세탁기 시장에서도 양문형 냉장고의 ‘신화(神話)’를 재현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를 ‘드럼세탁기 공략의 해’로 정하고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대대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았다.
가전업계는 △아파트 거주자가 늘고 △깨끗함과 편리함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며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드럼세탁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세탁기 사업의 주력을 드럼세탁기로 바꿔 나가고 있다. 세탁통의 회전과 물의 낙차에 의해 빨래를 하는 드럼세탁기는 통이나 봉을 이용한 일반 전자동 세탁기에 비해 물이 덜 들고 옷감이 덜 손상되며 건조까지 할 수 있다.
또 실내 설치에 알맞아 공간을 아끼려는 젊은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연간 국내 세탁기 시장 130만대(2002년 기준) 가운데 드럼세탁기는 1999년 2만대에서 올해는 10만대로 3년 동안 5배나 늘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월풀 아에게 등 해외업체들의 제품보다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10㎏ 대용량 이외에 삶는 기능과 일반세제 사용 등 소비자의 취향을 파고드는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LG전자는 국내 성공을 바탕으로 2004년까지 70여개국에 100만대의 드럼세탁기를 수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유럽에 이어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드럼세탁기의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연간 5500만대가 넘는 세계 세탁기 시장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