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기금 변칙운용…수익 저조

  • 입력 2002년 8월 19일 16시 57분


국민주택기금 정보화촉진기금 등 1조원대 이상의 일부 기금이 운용자금 전부를 우체국 등 관련 1개 금융기관에만 독점 예치하는 변칙 운용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각 부처가 운용하는 48개 전체 연기금 가운데 고용보험이 사업목적에 가장 맞게 운용돼 사업운용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반면 방송발전기금이 가장 부실하게 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기금운용평가단(단장 조성일 중앙대국제대학원장)이 보고한 48개 연기금의 지난해 기금운용 평가결과를 심의해 확정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민주택기금은 운용자금 1조2100억원 전액을 국민은행(옛 주택은행)에 예치해 정기예금 등으로 운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이 기금은 지난해 은행권의 평균 예금금리인 연 4.97%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 4.67%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또 정보통신부가 운용하고 있는 정보화촉진기금은 단기성자금 1조5000억원 가운데 1조4000억원을 내부기관인 우체국의 정기예금상품으로 운용했다.

농지관리기금(1018억원)과 농수산물가격 안정기금(267억원)은 운용자금 전액을 농협중앙회에 독점 예치했다. 이밖에 축산발전기금과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도 거의 전액을 농협에 넣어 둔 것으로 밝혀졌다.

기획예산처 진영곤(陳泳坤)기금총괄과장은 "1개 금융기관이 거액의 자금을 독점 예치하면 경쟁원리를 도입했을 때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릴 수 밖에 없고 도덕적 해이까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되는 연기금 투자풀(pool)에 많이 넣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48개 전체 연기금의 사업운영 부문에서 고용보험기금(84.5점), 사학진흥기금(83.5점)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방송발전기금(61.5점), 군인복지기금(72.5점) 등은 저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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